4호기 연료봉 1533개 100m 이동… 꺼내는 작업에만 1년 넘게 걸려
일본이 앞으로 최장 40년이 걸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폐로(해체) 작업의 첫걸음을 뗐다. 도쿄전력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 수소 폭발로 크게 파손된 후쿠시마 제1원전 4호기 원자로의 핵연료 저장 수조에 있는 핵연료 회수 작업을 18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원전 4호기는 사고 당시 정기 점검 중이었다. 따라서 연료봉이 원자로가 아니라 저장 수조에 보관돼 있었다. 이 때문에 1∼3호기에 비해 방사선량이 낮아 첫 작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수조에는 사용 후 핵연료 1331개와 사용 전 핵연료 202개 등 모두 1533개가 보관돼 있다. 이를 모두 꺼내 100m가량 떨어진 공용 수조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핵연료를 꺼내는 작업 곳곳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작업 도중 핵연료를 떨어뜨리거나 수조 내에 처리하지 못한 잔해 때문에 핵연료가 손상되면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지는 사고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도쿄전력은 크레인의 철선을 이중으로 설치하고 수조 하부를 콘크리트로 보강하는 등 특별대책을 마련했다. 작업자가 방사성 물질에 피폭될 우려도 빼놓을 수 없다.
제1원전에는 비슷한 방식으로 처리해야 할 연료가 1호기 392개, 2호기 615개, 3호기 566개 등 총 1573개가 더 있다. 게다가 1∼3호기 내에 녹아내린 연료봉 1496개는 아직 꺼낼 방법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작업자를 대신할 로봇을 개발 중이어서 2020년이나 돼야 녹아내린 연료를 꺼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