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탐사보도 중견기자 희생양”
중국 기업과 공산당 간부들 사이의 유착관계를 폭로하는 기사를 작성한 미국 블룸버그통신 기자가 정직을 당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중국에서 쫓겨날 것을 우려한 블룸버그가 내부 검열을 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블룸버그 홍콩 지사에서 일하는 마이클 포사이드 기자는 지난주 회사 간부들과 면담한 뒤 무급휴가 처분을 받았다. 그는 2012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 지도부와 그 가족의 재산 문제에 관한 탐사보도로 각종 언론상을 수상한 중견 언론인이다. 직원들에 따르면 포사이드 기자는 13일 인사부에 불려간 뒤 편집국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편집진과의 회의에 수차례 불려갔고 홍콩과 뉴욕의 경영진 및 최고 편집자들로부터 대면 또는 전화로 질문을 받았다.
이에 앞서 NYT는 9일과 13일자에서 블룸버그가 지난달 말 작성된 포사이드 기자의 기사를 내보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15일 포사이드 기자의 정직 사실을 처음 보도한 뉴욕포스트는 포사이드 기자가 관련 내용을 언론에 흘린 것으로 지목됐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비영리 온라인 탐사보도 매체인 ‘프로 퍼블리카’는 14일 ‘기억의 구멍: 중국의 트위터 검열’이라는 제목의 탐사보도 결과를 소개했다. 5개월 동안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민감한 글을 올리고 이것이 어떻게 검열, 삭제되는지를 관찰한 것.
조사 결과 각종 정치적 주장에서부터 전현직 지도자의 사진까지 당국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내용들은 빠르면 5∼30분, 늦어도 24시간 이내에 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여기엔 “한국전은 승자 없는 전쟁”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