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한 경찰청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교통문화는 선진국에 비해 아직 부끄러운 수준이다. 아직도 법규 위반으로 단속되면 많은 사람이 “먹고살기 힘든데 경찰이 못살게 군다”거나 “별것도 아닌데 봐주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하지만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사소한 부주의가 참혹한 결과로 나타난 사고현장을 접할 때마다 결코 사소한 위반이라고 치부할 수 없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피부로 느꼈다.
경찰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연초부터 교통질서 확립을 중점과제로 선정하고 상습 정체 교차로에 캠코더 전담반을 투입하는 등 경찰력을 집중해 국민이 불편해하는 얌체·위험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누구나 공감하며 준수할 수 있는 합리적 교통규제가 될 수 있도록 심야시간 점멸신호 확대, 좌회전·U턴 허용 장소 확대 등 단속에 앞서 운전자 스스로 법규를 준수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하고 있다.
교통질서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은 결국 국민의 참여에 달려 있다. 경찰관이 보이면 지키고 보이지 않으면 교통법규쯤은 위반해도 괜찮다는 법 경시풍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한 것이 8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착한운전 마일리지제’다. 착한운전을 서약하고 실천한 운전자에게 인센티브를 주어 스스로 교통질서를 지키는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이다. 서약자가 벌써 254만 명을 넘어서 국민 참여 캠페인으로 정착되고 있다.
교통법규는 생명과 직결되는 법이기에 타협과 양보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이러한 의식이 정착돼야 운전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운전자도,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도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구현할 수 있다.
이성한 경찰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