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소나타 32곡 전곡 연주 도전한 피아니스트 김선욱21일 LG아트센터서 ‘유종의 미’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를 언젠가 또 할 거다. 경험과 연륜이 쌓인 만큼 두 번째, 세 번째 연주는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LG아트센터 제공
젊은 피아니스트가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겠다고 나서자 ‘너무 이른 도전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일곱 번의 연주회는 평균 유료 객석 점유율 90% 이상을 기록하며 LG아트센터의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마지막 연주회는 전석 매진이다.
18일 만난 그는 “7회째까지는 덜덜덜 떨면서 연주를 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떨리지는 않는다”고 했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를 시작하기 전까지 ‘나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해온 건 피아노밖에 없고, 이걸 잘해야 나중에 생활을 유지하겠고…. 런던에서 선생님 없이 혼자 피아노를 공부하며 성장통을 겪다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서른두 곡을 연주하면서 많은 게 달라졌어요. ‘음악 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이제야 들었습니다.”
21일 오후 8시부터 LG아트센터에서 김선욱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0, 31, 32번이 울려 퍼진다. 그가 ‘베토벤의 에센스’라 부르는 작품들이다.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전기 소나타와 달리 베토벤이 자유분방한 형식과 기술을 구사한 작품이다. 마지막 음표 하나까지 긴장과 집중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세 곡이 쌈박하게 1시간 5분이면 끝나요.(웃음) 휴식시간 없이 치는데, 곡 사이에 휴지기를 얼마나 가질 것인지 아직도 고민하고 있어요. 세 곡의 조성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에 중간 입장을 하거나 박수가 나오면 집중해서 하다가 끊어진 느낌이 들어서요. 아, 아직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