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첫 시정연설]姜 “무소불위 차지철 같았다”… 靑 “입술 찢어져 법적 조치”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 직후 민주당 강기정 의원(사진)은 대통령경호실 경호요원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강 의원은 민주당 동료 의원들과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규탄하는 집회를 준비하다가 국회 본관 앞에 세워진 경호실 버스 3대를 발견하고 “박 대통령도 돌아갔으니 차량을 빼달라”고 요구했다. 경호요원들은 “다른 차들이 먼저 나간 뒤 빼겠다”며 맞섰다. 이에 강 의원은 “빨리 빼라”며 두 번째 버스를 발로 찼고, 버스 안에 있던 경호요원이 나와 강 의원의 목덜미를 잡았다. 민주당 인사들과 경호요원 30여 명이 뒤엉켜 고성을 지르며 몸싸움을 벌였고, 강 의원이 고개를 뒤로 젖히며 항의하는 과정에서 경호요원이 강 의원의 뒤통수에 맞아 입술에 부상을 입었다.
강 의원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의원이니 하지 말라’고 간청했음에도 2명 이상의 경호원이 목을 젖히고 양손을 꺾고 허리춤을 잡는 행위를 3분 이상 계속했다”며 “무소불위 차지철(박정희 정부의 경호실장) 같은, 용서할 수 없는 폭력 행위”라고 비난했다. 경호실 차를 빼줄 것을 요구한 데 대해서는 “국회 본관 앞에는 국회의장, 교섭단체 대표 또는 의원들의 차량만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경호실도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경호요원은 청와대 경호실 소속이 아니라 22경찰경호대(청와대 파견) 운전 담당 현모 순경이다. 강 의원이 ‘이 ××들, 너희들 뭔데 여기에 차를 대놓는 거야, 차 안 빼!’라며 정차된 차량에 발길질을 해 차에 있던 현 순경이 강 의원에게 다가가 상의 뒤편을 잡으며 ‘누구시길래 발로 차량을 찹니까’라고 항의했다. 의원 배지를 달고 있지 않아 의원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강기정-
청와대 경호요원 몸싸움’ 동영상이 담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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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강 의원이 머리 뒤편으로 현 순경의 안면을 가격해 입술 내외부가 크게 찢어졌다”며 “강 의원의 폭력 행사에 법적 조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호실 관계자는 “현 순경의 입술 안쪽을 10바늘 이상 꿰맸다”고 전했다.
3선의 강 의원은 2010년 12월 예산안 처리 때 한나라당 김성회 의원과 피를 흘리며 주먹으로 치고받으면서 저지하는 국회 경위의 얼굴까지 가격했다가 여론의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황승택 기자 hst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