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4선 중진 김영환 의원은 19일 최근 검찰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시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고의로 미(未)이관·삭제했다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문재인 의원이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과 관련, "문 의원이 발언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 잘하는 일"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문 의원이) 전에 NLL(북방한계선) 회의록 열람을 주장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며 "지난번에 (대선 불공정) 성명을 발표함으로써 대선 불복에 대한 빌미를 줬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 야당과 노무현 재단의 입장을 보면서 결정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은 잘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도 그렇고 국민에게도 지겨운 문제이기 때문에 이것을 빨리 종결해야 한다"면서 "가닥이 잡혔다고 생각한다. 재판을 지켜보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일명 '찌라시' 등을 보고 짜깁기해서 발표했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찌라시를 보고 했다 이런 건 여당답지 못한 궁색하고 쪼잔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의원의 도의적 책임은 없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제 생각이 있지만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해 문 의원은 지난 15일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이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문 의원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참석했다. 기자들이 '검찰 발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저한테 왜 그걸 물어보세요"라며 답을 피했다.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검찰 수사결과에 대해 나한테 따로 묻지 마세요. 민주당과 (노무현) 재단에서 다 입장을 내놓고 있는데요 뭘…"이라고 밝혀 따로 견해을 밝히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