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Food&Dining 3.0]커피·생수·이온 탄산음료… 이들이 있어 무더운 여름이 시원했어

입력 | 2013-11-20 03:00:00

2013 음료수 판매 성적표




유난히 무더웠던 2013년. 올 한 해 어떤 음료가 잘 팔렸을까.

동아일보 취재팀이 유통업체들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형마트에서는 커피가, 편의점에서는 이온·탄산음료와 생수가 각각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에너지음료 등 기능성 음료의 성적은 부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 입맛 따라 커피제품 다양해져

올 한 해 대형마트에서는 커피, 차 음료가 많이 팔렸다. 롯데마트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음료 매출을 분석한 결과 커피·차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5%나 늘었다. 올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등으로 전체 음료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7.1%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커피·차가 유독 선전한 셈이다.

제품별로는 커피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온 롯데칠성음료의 ‘레쓰비마일드’가 올해에도 1위를 차지했다. 커피시장 점유율 50%를 웃도는 레쓰비마일드는 2010년부터 매년 1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어 롯데칠성음료의 ‘칸타타프리미엄라떼’, 동서식품의 ‘맥심 TOP 아메리카노’ 등이 많이 팔렸다. 이들 제품은 수년째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커피 매출이 유독 늘어난 이유에 대해 고객들의 취향이 커피믹스 등 인스턴트커피에서 고급 원두, 생우유 등을 넣은 프리미엄커피 쪽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프리미엄커피가 쏟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스타벅스, 할리스, 카페베네 등 유명 커피전문점들이 자사의 브랜드를 단 커피제품을 내놓아 전체 커피 매출을 끌어올렸다. 하언정 롯데마트 음료 부문 선임상품기획자는 “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기호가 고급화되고 다양화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마트에서 올해 판매된 커피 종류는 60여 종으로 지난해보다 약 30% 늘었다.

과즙 음료와 두유 부문에서는 단일 회사가 모두 상위 3위를 거머쥐었다. 과즙 음료 중에서는 농심의 ‘카프리썬 오렌지’와 ‘카프리썬 오렌지망고’, ‘카프리썬 사파리’가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했다. 신맛을 싫어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과즙 함량을 낮춘 카프리썬은 여름철에 얼려먹는 제품으로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두유 부문에서는 정식품의 ‘검은참깨 베지밀’과 ‘검은콩과 검은참깨 베지밀’, ‘베지밀B’ 순으로 많이 팔렸다. 두유가 아침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음료로 떠오르면서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참깨나 콩 등이 든 제품을 선호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생수 부문에서는 ‘제주삼다수’(제주도개발공사)와 ‘아이시스DMZ청정수’(롯데칠성음료), ‘백산수’(농심) 순으로 많이 팔렸다. 이들 생수는 모두 청정지역인 제주와 비무장지대, 백두산을 수원지로 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 덕에 탄산·이온음료 약진

편의점에서 잘 팔린 음료군은 대형마트와 다소 달랐다. 편의점에서 잘 팔린 음료가 대형마트와 다른 것은 구매 즉시 제품을 소비하는 편의점의 경우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GS25의 탄산음료 매출액 증가율은 32.6%로 작년 같은 기간(25.1%)보다 높았다. 탄산음료의 매출 증가율은 전체 음료군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이온음료와 생수의 매출액도 각각 29.7%, 28.4% 증가했다. 신득호 GS리테일 편의점 음료 바이어는 “올여름은 유난히 더워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탄산음료와 이온음료가 큰 인기를 누렸다”고 말했다.

반면 ‘잠을 쫓는 음료’로 불리는 에너지 드링크 등 기능성 음료의 인기는 주춤해졌다. GS25의 올해 기능성 음료 매출액은 5.4%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47.8%나 폭증했던 것에 비하면 성장세가 크게 꺾인 셈이다.

특히 핫식스(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단일 품목 기준으로 3위에 올라 ‘편의점 히트음료’로 떠올랐지만 올해에는 5위로 밀려났다. 이는 일부 에너지 음료에 하루 섭취량을 웃도는 과도한 카페인이 함유됐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과즙음료의 매출액 증가세도 크게 꺾였다. 올해 과즙음료 매출액 증가율은 2.6%에 그쳐 전년 동기(27.8%)보다 크게 낮아졌다. GS25 측은 과즙음료를 마시면 입안에 끈적거리는 느낌이 남는 등 청량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GS25 판매량을 기준으로 볼 때 음료 중 1위는 롯데칠성음료의 레쓰비마일드가 차지했다. 이 음료는 2011년, 2012년에 이어 3년 연속 1위를 수성했다. 이어 광동제약의 ‘비타500’과 코카콜라음료의 ‘조지아오리지널’, 코카콜라음료의 ‘코카콜라’, 롯데칠성음료의 ‘핫식스’ 순으로 많이 팔렸다. GS25는 송년회가 많이 열리는 12월까지 음료실적을 집계할 경우 일부 숙취해소 음료가 10위권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