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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Dining 3.0]고소한 참깨가 듬뿍∼ 젊은 입맛 잡았네

입력 | 2013-11-20 03:00:00

오뚜기




올해로 우리나라에서 라면을 생산한 지 50주년이 됐다. 라면은 밥 대신 서민들이 먹을 수 있는 대용식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하나의 식문화를 형성할 정도로 성장했다. 라면 시장 규모는 올해 2조 원대로 추정되며,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제품이 무려 300여 가지나 된다.

그동안 라면 제품들은 담백한 맛과 얼큰한 맛, 빨간 국물과 흰 국물 등 각기 다른 소비자 취향에 호소해왔다. 그런데 ‘고소한 맛’을 앞세운 오뚜기 ‘참깨라면’이 그 경계를 무너뜨리며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참깨라면 봉지면은 지난해 출시 3개월 만에 700만 개나 팔렸다. 출시 15개월 만인 올 10월엔 판매량 3500만 개를 돌파했다.

참깨라면의 이 같은 인기에 대해 오뚜기는 “참기름과 네모 모양의 고형 계란이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해줘 변화된 소비자 입맛을 충족시켰기 때문”이라며 “특히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층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 급성장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참깨라면은 사실 라면계의 ‘중견 신인’이다. 참깨라면 봉지면이 출시된 건 지난해 7월이지만, 참깨라면은 이미 1994년 컵라면으로 시판돼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왔다. 지금은 봉지면이 큰 인기를 모으면서 용기면 매출도 끌어올리는 상황이다. 오뚜기는 “올해 1∼10월 용기면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0%가량 성장했다”고 밝혔다.

참깨라면은 독특한 탄생 비화로도 화제를 모았다. 오뚜기는 당초 참기름 유성수프를 부각시킨 참깨라면과 계란 고형물이 특징인 계란라면 두 가지를 각각 내놓을 계획이었다. 그런데 개발 과정에서 우연히 참기름 유성수프와 계란 고형물을 함께 넣어 먹어본 연구진이 예상치 못한 훌륭한 맛을 발견했다. 결국 오뚜기는 참깨라면과 계란라면을 하나로 합친 참깨라면을 선보이게 됐다.

참깨라면은 오뚜기 라면 특유의 쫄깃한 면발에 참깨를 섞어 씹는 질감을 더 좋게 했다. 분말수프 이외에 볶은 참깨와 참기름 유성수프, 계란 고형물 등의 첨가물을 각각 따로 포장해 소비자 기호에 따라 선별적으로 넣거나 양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장점이다.

참깨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오뚜기는 지난해 10월 국내라면 시장 2위를 탈환했다. 10여 년 만의 일이었다. 이후 한 달 만에 3위로 내려앉으며 주춤하는 듯했지만, 12월에 다시 2위로 올라선 후 11개월 연속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참깨라면 특유의 얼큰하고 고소한 국물은 해장용으로 먹기 좋다”며 “참깨라면 외에 맛과 포장을 개선해 내놓은 ‘열라면’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