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근로자 최저임금 인상정책… 작년 20%이어 올해 18% 올려실적무관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 기업 10곳중 6곳 “경쟁력 약화”
칭다오(靑島)에 진출한 자동차 부품업체 B사도 최근 2년 동안 15% 이상 인건비가 올랐다. 회사 측은 중국 내 경쟁업체가 늘어나고 세계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수출도 줄었는데 인건비까지 올라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치솟는 인건비에 비상이 걸렸다. 19일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가 중국 진출 한국기업 201곳을 조사해 발표한 노무환경 실태에 따르면 응답기업 4곳 중 3곳(72.6%)은 올해 임금, 사회보험, 복리후생비를 포함한 인건비가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었다고 답했다. 이런 추세는 지난해부터 2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더해 각 시도 매년 근로자의 평균임금 인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인건비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베이징 시는 지난해 임금인상 가이드라인을 11.5%, 올해엔 12.0%로 각각 제시했다.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근로자들의 기대수준을 높이는 효과가 크다. 실제로 베이징 시의 지난해 기업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5223위안(약 90만5300원)으로 전년보다 11.8% 증가했다.
중국 중서부 지역 개발로 동부 연안에 머물던 저임금 근로자가 대거 이동한 것도 인건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어려운 일을 기피하는 ‘바링허우(八零後·1980년 한 자녀 정책 이후 출생)’, ‘주링허우(九零後·1990년 개방 이후 출생)’ 세대 근로자의 등장과 주거비, 생활물가 상승 등으로 인건비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응답기업 10곳 중 6곳(61.2%)은 ‘인건비 상승으로 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답했고 5.5%는 ‘경쟁력을 거의 상실했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저임금 국가로 사업체를 옮기겠다’는 기업은 전체의 7.5%, ‘중국 내 저임금 지역으로 이전하겠다’는 기업은 5.2%, ‘한국으로 돌아오겠다’는 기업은 2.3%에 그쳤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