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호 9단 ● 최철한 9단본선 16강전 9보(158∼183)
전보에서 흑○로 붙인 뜻은 161을 선수로 두겠다는 것이다. 참고 1도처럼 백 1로 두더라도 흑 2로 두면 흑 6을 선수할 수 있다.
최철한 9단은 163으로 붙여 우하귀의 백 대마를 잡으러 간다. 중앙 흑이 잡힌 것이 크기 때문에 흑으로선 꼭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165로 치중해 백은 잡히고 말았다. 참고 2도처럼 백 1로 이어도 흑 6까지 두면 귀곡사의 형태가 되어 잡힌다. 바깥수가 꽉 차 있어 백은 꼼짝없이 잡히는 모습이다.
대형 바꿔치기의 손익계산은 어떻게 될까. 흑이 우하귀 백을 잡은 실리가 안팎 55집 정도. 백이 중앙 흑을 잡은 실리가 안팎 50집 정도. 흑이 5집 정도 이득을 본 모습이다. 원래 흑이 유리했던 형세였는데 바꿔치기로 인해 그 차이가 더 벌어진 것이다.
180 182는 이창호 9단이 초읽기에 몰렸다는 증거. 흑의 승리가 거의 굳어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바둑은 여기서 조용히 끝나지 않고 한바탕 소용돌이가 일어났으니….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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