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극중 주인공들의 모습(위)과 1994년 당시 ‘어린이’였던 고아라와 바로, 도희의 어린 시절 사진.(아래 왼쪽부터) 사진제공|tvN·WM엔터테인먼트·지앤지프로덕션
■ ‘응답하라 1994’ 출연진들, 그들의 실제 1994년 추억은?
‘성나정’ 고아라 그때도 예쁜 말괄량이
‘쓰레기’ 정우, 댄스로 인기얻던 중학생
‘칠봉’ 유연석, 학예회 스타였던 초등생
1994년. 누군가에게는 특별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어렴풋한 추억으로 남았다. 그 시절 이야기,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4’가 1990년대의 추억을 안기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을 받고 있다. 어린 시청자에게는 호기심을 주고, 당대를 지나온 시청자와는 두터운 공감대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정우·고아라·유연석·김성균·손호준·바로·도희 등 출연진도 당대의 풍경을 떠올리며 연기하고 있다. 그때 그 시절, 출연자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쓰레기 역의 정우는 1981년 1월생. 같은 해에 태어난 친구들보다 한 해 빨리 입학해 중학교 2년생이었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듀스의 방송을 비디오테이프에 녹화해 매일 돌려보면서 춤 연습을 했다. 그 실력은 수학여행에서 인정받았다. 친구와 함께 출전한 장기자랑에서 1등을 차지하며 부러움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고 한다.
칠봉 역의 유연석은 1984년생, 본명은 안연석이다. 당시 초등학교 2년생이었다. 이때부터 연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꿨다. 그의 기억 속 자신의 모습은 그냥 평범한 초등학생이었다. 학예회 때 연극을 하면서 어리지만 연기의 재미를 느끼며 사람들 앞에 서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 이를 계기로 남들 앞에 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면서 장기자랑도 매번 나가고 그때 가입한 방송반 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지금의 연기자로 성장했다.
해태 역의 손호준은 유연석과 동갑내기다. 한 학급에 한 명은 꼭 있는, 여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운동 잘 하는 남학생이었다. 축구부원으로 점심시간과 방과 후는 물론이고 시간만 나면 운동장에서 공을 찼다. 모든 종목을 즐길 정도로 뛰어난 운동신경도 지녔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선수를 목표로 열심히 뛰었지만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반대로 꿈을 접고 즐기는 것에 만족했다. ‘응답하라 1994’에서 축구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있어 본인도 기대했지만 극중 상한 보리차를 마시고 골대가 아닌 화장실로 질주했다며 아쉬워한다.
1980년생으로 당시 중학교 2학년생이었던 삼천포 역의 김성균은 출연자 중 가장 ‘연장자’. 1994년에 대한 기억이 가장 또렷하다. 그의 말로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룹 015B등 당시 유행한 노래를 담은 카세트테이프를 모으는 것이 취미였을 만큼 음악을 좋아했다. 친구들과 어울려 여학생들과 ‘반팅’도 하며 사춘기 시절을 보냈다. 당시 키가 급격하게 자라면서 두 살 터울의 초등학생이었던 동생과 “문화적 차이”를 느껴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았다.
‘빙그레’ 바로는 1992년생, 본명은 차선우다. 부모가 기억하는 바로의 3세 때 모습은 사내아이답지 않게 눈이 크고 곱상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예쁘다”며 다가오면 피하지 않고 어울리는, 낯가림 없는 활달한 성격이었다. 부모의 추억 속에서 바로와 영화를 보러 가면 팝콘을 사는 일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극장을 휘젓고 다니면 사람들이 귀엽다며 바로의 손에 먹을거리를 쥐어졌다. 그룹 B1A4의 랩퍼인 바로는 고향인 광주시 충장로의 한 레코드점 앞에서 김건모의 ‘핑계’만 나오면 걸음을 멈추고 춤 삼매경에 빠지기도 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