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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결승행 좌절 내 탓이오”

입력 | 2013-11-20 07:00:00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아시아시리즈서 고생한 선수들에 고맙다”

“선수들은 열심히 했다. 감독이 무능해서 졌다.”

삼성 류중일(사진) 감독은 아시아시리즈에서 2년 만의 우승을 노렸지만 준결승에서 호주의 캔버라에 일격을 당해 결승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18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캔버라전에서 5-5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잭 머피에게 2점홈런을 맞은 뒤 추가 2실점하며 5-9로 패했다. 뜻밖의 패배였기에 허망할 수밖에 없었다.

류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1년간 성원해주신 야구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아시아시리즈 준결승에서 패해 대단히 죄송하다. 다음기회가 있으면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를 달성한 류 감독은 비록 번외 대회라고는 하지만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패했기에 허탈한 마음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사실 이번 대회에 제대로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핵심 선발투수인 윤성환과 용병 릭 밴덴헐크는 어깨 통증으로, 장원삼은 FA(프리에이전트) 계약에 따라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좌완 불펜 권혁과 4번타자 최형우는 수술로 불참했다.

그러나 류 감독은 한국기자들과 따로 만난 자리에서 “감독은 ‘선수가 없어서 졌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선수가 없다는 말을 하면 이 대회에 참가한 선수는 뭐가 되느냐. 결과가 좋지 않아 할 말은 없지만 어쨌든 선수들은 열심히 했다. 이겨야했는데, 감독이 무능해서 졌다. 핑계대고 싶지는 않다”며 아시아시리즈의 패배를 오로지 감독 탓으로 돌렸다. 이어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선수들 기가 다 빠진 상태에서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우승의 여운을 즐기지 못하고 여기까지 와서 고생한 선수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류 감독은 그러면서 “올해는 2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부터 시작해 아시아시리즈까지 참 길다. 이제 진짜 끝났나?”라며 힘없이 너털웃음을 지었다.

한편 삼성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대회 주최측에서 70명의 대규모 선수단이 이동하는 항공편 일정을 한꺼번에 변경할 수 없다고 알려와 예정대로 21일 귀국한다.

타이중(대만)|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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