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선수 늘리되 야수 1명 의무화… 3년간 끊긴 용병 거포 영입 전쟁넥센, ML 출신 로티노 입단 합의
롯데의 외국인 타자로 프랜차이즈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던 펠릭스 호세. 뛰어난 실력에 화끈한 쇼맨십까지 겸비한 호세는 ‘검은 갈매기’로 불리며 부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동아일보DB
한국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타자는 2011년 카림 가르시아(전 한화)와 코리 알드리지(전 넥센) 이후 맥이 끊겼다. 외국인 타자보다는 투수가 적응 기간이 짧고 승패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내년부터 외국인 타자들을 다시 그라운드에서 볼 수 있게 됐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단장들은 2014년부터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를 2명에서 3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단, 3명 중에는 최소한 야수 1명을 포함시켜야 하고 경기당 출전 외국인 선수는 2명으로 제한했다. 막내 구단 NC는 2014년까지 외국인 선수를 4명 보유하고, 경기당 3명까지 출전시킬 수 있다.
올해 일본 프로야구에는 2명의 영웅이 탄생했다. 올 시즌 24승 무패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거둔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또 한 명은 네덜란드 출신의 거포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이다. 발렌틴은 올 시즌 아시아 신기록인 60홈런을 쏘아 올리며 전설을 썼다.
한국 프로야구에도 한때 발렌틴 부럽지 않은 외국인 타자들이 있었다. 엄청난 괴력으로 홈런을 펑펑 터뜨리는 외국인 타자들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검은 갈매기’ 펠릭스 호세는 롯데에서 4시즌 동안 활약하며 통산 타율 0.309, 95홈런, 314타점을 기록했다. 그가 롯데 유니폼을 입던 시절 사직구장에는 그의 이름을 딴 ‘호세족발’ 등의 상호가 생겨났다. 호세가 6년 만에 한국을 찾아 사직구장을 방문한 올 6월에는 올 시즌 처음으로 사직구장이 가득 찼을 정도로 그의 인기는 여전하다.
‘흑곰’ 타이론 우즈는 외국인 선수 최초로 1998시즌 홈런왕과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았다. 우즈는 1998년부터 5시즌 동안 두산에서 뛰면서 통산 타율 0.294, 174홈런, 510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국민타자’ 이승엽과 매 시즌 치열한 홈런 레이스를 펼치며 국내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 제2의 발렌틴을 잡아라
비니 로티노
이런 와중에 넥센이 가장 먼저 결실을 맺었다. 일찌감치 외국인 투수 2명과 재계약에 합의한 넥센은 올해 일본 오릭스에서 활약한 비니 로티노(33)와 계약하기로 했다. 주로 마이너리그(통산 타율 0.294, 출루율 0.362, 장타력 0.424)에서 활약했던 그는 한때 메이저리그 밀워키와 플로리다, 뉴욕 메츠, 클리블랜드에서 뛰기도 했다. 거포는 아니지만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넥센 관계자는 “애초에 홈런 타자를 원한 것이 아니다. 로티노는 포수를 포함해 여러 포지션이 가능한 것이 플러스 요인이다. 무엇보다 성실하고 인성이 훌륭한 선수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