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아의 스타일포스트
올 가을·겨울 시즌을 겨냥한 주요 패션쇼에서는 밀리터리룩을 모던 럭셔리 패션과 접목한 스타일이 대거 선을 보였다. 왼쪽부터 ‘마이클 코어스’, ‘크리스토퍼 칸’, ‘버버리 프로섬’, ‘크리스토퍼 칸’이 각각 카무플라주(위장) 패턴을 고급스럽게 표현한 컬렉션. 인터패션플래닝 제공
이후 1966년 프랑스 디자이너 이브 생로랑은 견장과 금빛 단추, 패치 포켓, 훈장 등 군복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액세서리를 패션의 요소로 활용했다. 또 군복, 군화 등 군복 이미지를 재해석해 본격적인 ‘밀리터리 룩’으로 발전시켰다.
‘버버리 프로섬’의 트렌치 코트.
밀리터리 룩의 특징은 카무플라주(위장) 패턴과 견장, 금장단추 등의 디테일에서 드러난다. 특히 카키 또는 어두운 베이지색이 혼합된 얼룩덜룩한 카무플라주 패턴은 밀리터리룩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일반적으로 카무플라주 패턴은 여성보다는 남성들이 더 선호했으나 최근엔 국내외 연예인뿐 아니라 길거리에서도 이 패턴이 들어간 아이템을 멋스럽게 매치하는 여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올가을, 겨울 컬렉션에서 많은 디자이너들은 이 카무플라주 패턴을 대표 패션 키워드로 내걸었다. 카무플라주의 원형인 군복이 연상되지 않을 정도로 크게 변화한 새로운 패턴은 딱딱한 느낌의 밀리터리 룩을 화려하고 세련된 ‘어번 밀리터리 룩’으로 진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버버리 프로섬’은 전형적인 베이지색 트렌치코트를 탈피해 대담한 애니멀 프린트를 접합한 패셔너블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마이클 코어스와 필립 림의 컬렉션에는 카무플라주 패턴의 밍크코트가 등장하기도 했다. 밀리터리와 럭셔리의 조합이라니…. 과거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도발적인 실험이다.
크리스토퍼 칸은 푸른색과 회색을 활용해 세련된 도시를 연상케 하는 카무플라주 패턴을 선보였다. 재킷과 미니스커트 속에 녹아든 이 패턴은 밀리터리 룩의 무한한 가능성을 기대하게 해줬다. 한편 마이클 코어스는 검은색과 갈색의 조화를 통해 시크한 어번 패션을 보여줬다.
황선아 인터패션플래닝 트렌드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