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토종기업 다음 제치고 업계 2위로… 모바일앱 상위 15개중 한국기업은 3개뿐판도라TV 점유율 5년새 42%서 4%로 추락… “실명제 등 국내 업체만 규제 역차별” 목소리
장면 2. 네이버는 5일 자사의 단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미투데이’를 내년 6월 30일까지만 운영하고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네이버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글로벌 서비스의 성장세는 뚜렷한 반면 미투데이는 활발히 참여하는 이용자 수가 계속 급감해 서비스 운영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의 ‘요즘’, SK커뮤니케이션즈의 ‘C로그’에 이어 네이버의 미투데이까지 폐지되면서 국내 주요 SNS가 대부분 사라지게 됐다.
최근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글로벌 인터넷 업체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국내 인터넷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국내 모바일 인터넷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면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포털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모바일 인터넷 분야에서 구글은 다음을 제치고 네이버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민주당 유승희 의원실에 따르면 9월 기준 구글(유튜브 포함)의 국내 순방문자 수는 3020만 명으로 1위인 네이버(3125만 명)의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다음은 2711만 명으로 3위로 밀려났다.
구글은 국내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의 91.7%를 장악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OS를 갖고 있으면서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도 내놓고 있다. 이런 유리한 환경을 바탕으로 구글은 국내 모바일 앱 분야를 사실상 평정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10월 국내 모바일앱 설치 순위에서 상위 15개 앱 가운데 80%인 12개가 구글(안드로이드 포함)의 것이었다. 15위 안에 이름을 올린 국내 서비스는 카카오톡(7위)과 카카오스토리(11위), 네이버 앱(15위)뿐이었다.
○ 외국 기업 손 못 대는 국내 규제
포털 업계에선 외국 기업은 배제한 채 국내 포털 업체들에만 해당되는 각종 규제가 쏟아지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검색서비스 가이드라인이나 청소년 유해 앱을 앱장터에서 차단하는 정책 등은 외국 기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규제의 취지를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국내 업계가 규제 준수에 신경 쓰는 사이 외국 업체들이 세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 “전체 업계에 공정한 정책 찾아야”
한국 정부가 만든 규제안을 외국 업체에 강제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본사가 외국에 있어 문제가 생겨도 조사조차 어렵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안드로이드 반독점 혐의로 2011년과 2012년 구글 한국지사에 대해 현장조사를 벌였지만 구글은 PC에서 파일을 삭제하고 서버 전원을 차단했다. 또 직원들을 재택근무로 돌리기도 했다. 구글은 결국 무혐의 판정을 받았지만 당시 인터넷 업계에선 “국내 기업이었으면 상상조차 못했을 일”이란 말이 나왔다.
포털 업계 관계자는 “점유율로 추정하면 구글 한국지사가 최소 2400억 원가량의 연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이지만 유한회사라 공개가 안 된다”며 “매출액도 투명하게 파악이 안 돼 세금을 제대로 걷기 힘든 상황에서 규제를 강제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인터넷 경제에서는 국내외 기업을 구분하기 어려운 만큼 어느 사업자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되는 정책을 펼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