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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값이 금값 되겠네… 작년보다 51% 폭등

입력 | 2013-11-21 03:00:00

여름 폭염때 닭폐사로 공급 줄고… 日 방사능 우려로 수요량은 급증
대형마트, 할인행사 잇달아 열어… 30개 4500~4850원에 판매




최근 달걀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50% 가깝게 오르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올여름 폭염으로 산란계들이 폐사한 데다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유출 여파로 달걀 수요가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와 한국양계농협에 따르면 올해 달걀(특란·10개 기준) 가격은 폭염이 시작된 7월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7월 평균 1437원이던 경기지역의 달걀 도매가격은 9월(1663원)에 정점을 찍고 10월(1580원)에 잠시 내리는가 싶더니 이달 1일 1600원으로 다시 올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승세가 명확히 드러난다. 올봄만 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더 쌌던 달걀 가격은 무더위가 시작된 7월(62%)과 8월(62%) 이후 9월(39%) 10월(44%)에도 지난해 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달 1일 가격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나 비싸다.

달걀값 폭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극심했던 올해 무더위로 산란계들이 대량 폐사한 것이 꼽힌다. 이마트의 장희성 달걀 바이어는 “보통 여름철 고열로 폐사하는 비율이 1%인데 올해는 폐사 비율이 알을 낳는 닭인 산란계 수(약 6100만∼6300만 마리)의 3%인 200만 마리나 된 것으로 추산된다”며 “산란율도 평년 대비 5%가량 떨어졌다”고 말했다.

체온이 41∼42도 사이인 닭은 다른 가축이나 동물에 비해 더위에 약한 편이다. 온도와 습도를 곱한 숫자가 2400이 넘으면 열 스트레스를 받는다. 국립축산과학원의 서옥석 박사는 “닭은 피부에 땀샘이 없어 호흡을 하면서 체온을 조절한다”며 “고온 다습하면 체내에 열이 축적돼 쓰러지는데 올해 특히 온도와 습도를 곱한 수치가 2400을 넘는 날이 많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유출로 생선 등 수산물을 먹지 않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학교 급식소를 중심으로 달걀 수요가 늘어난 것도 달걀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양계농가에서 올해 초 달걀 공급량을 줄이기 위해 병아리 부화 숫자를 줄인 것이 달걀 가격 급등의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상묵 대한양계협회 산란계 차장은 “최근 2년 동안 농가들이 경쟁적으로 산란계를 늘리다 보니 수요량보다 공급량이 많아져 달걀 단가가 밑바닥을 치는 등 농가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에 따라 올해는 농가들이 부화되는 병아리 숫자를 300만 마리 정도 줄였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형마트들은 고객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해 달걀 할인판매 행사를 잇달아 열기로 했다. 이마트는 21일부터 영양란(30개·특란)을 기존 가격보다 약 35% 싼 4850원에 파는 행사를 27일까지 진행한다. 이마트는 7월 이후 가격이 오르자 농장과 협의를 해 직거래로 가격을 낮춰 달걀을 들여왔다. 롯데마트도 21일부터 27일까지 ‘무항생제 행복대란’(한 판 30개)을 4500원에 판다.

업계에서는 산란계 숫자가 회복될 때까지 달걀 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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