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인권씨가 말하는 교통안전
영화배우 김인권 씨가 ‘착한 운전 마일리지’ 홍보물을 들고 운전자들의 동참을 권유하고 있다. 김 씨는 “13년 전 음주 교통사고를 당한 후 방어 운전이 습관이 됐다. 가만히 있어도 코를 베어 가는 곳이 도로 위라고 생각해 항상 조심한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영화배우 김인권 씨(35)는 음주운전 얘기가 나오자 손사래를 쳤다. 그는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잘 알기 때문에 술 마시면 반드시 대리운전을 이용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그 자신이 음주운전 차량에 의해 사고를 당한 악몽 같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왼편에 차가 보이는 순간 고개를 숙였는데 충격으로 머리가 왼쪽 차문에 부딪히고 한동안 정신을 잃었죠. 사고 순간이 슬로 비디오처럼 아직도 생생해요.”
가해 운전자는 음주 상태였다. 하지만 경황이 없던 김 씨는 치료비도 받지 않고, 문짝 수리비만 받고 합의를 했단다. “갑작스러워 경찰에 신고할 생각도 못했죠. 별로 다친 것 같지 않아 병원도 안 갔어요.”
특별한 부상은 없었지만 사고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는 오래갔다. “속력을 내면 불안해서 자연스레 속도를 줄이게 돼요. 방어운전이 습관이 된 것 같아요. 가끔 너무 천천히 가서 뒤차에 미안할 때도 있습니다.”
개성파 배우인 그는 딸 셋을 둔 아빠이기도 하다. 그는 작품 활동을 하지 않을 때는 초등학교 1학년, 6세, 3세인 딸들이 학교와 유치원 등을 갈 때 직접 태워주려고 노력한단다. “아이들이 커가니까 교통안전에 대한 걱정이 커요. 우회전하는 차량이 보통 보행자 신호를 잘 안 보고 우회전하잖아요. 그게 위험해서 아이들에게 ‘꼭 좌우를 살펴보고 건너라’라고 말하죠. 아파트 주차장에서도 꼭 아이들 손을 잡고 걷습니다.”
연기와 운전에는 공통점이 있을까. “영화엔 시나리오가 있고 가끔 애드리브를 하면 영화의 맛이 더해지죠. 하지만 도로 위에서는 정해진 교통법규, 즉 도로 위의 시나리오에 집중해야지 ‘애드리브 운전’은 절대 안 되는 것 같습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