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개봉 ‘창수’서 주연 맡은 임창정
임창정은 영화 ‘창수’에 대해 “여운이 오래 남는 작품”이라고 했다. “우리 시대의 못났지만 착한 남자가 이 영화에 들어있어요.”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28일 개봉하는 영화 ‘창수’의 주인공으로 임창정(40)만큼 어울리는 배우가 있을까. 그가 부른 노래 ‘소주 한 잔’처럼 위스키보다 소주가 떠오르는 배우 임창정이 ‘딱’이다.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만난 그는 시나리오를 받고 “‘아, 내 영화네!’라고 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이덕희 감독과 제작사 측은 “유덕화(류더화)가 나오는 멋진 누아르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단다.
‘창수’는 19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은 거친 영화다. 창수는 우연히 폭력조직의 2인자인 도석(안내상)의 여자 미연(손은서)을 구해주다가 위험에 빠진다. “태어날 때도 내 맘대로 태어나지 못했다”는 창수는 “죽을 때는 내 맘대로 하고 싶다”며 도석에게 복수를 꿈꾼다.
그는 ‘색즉시공’(2002년) ‘시실리 2km’(2004년) ‘사랑이 무서워’(2011년)처럼 주로 코미디 연기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난해 ‘공모자들’ 이후 연기가 진지해졌다. “주위에서 그런 말들을 하지만 제 장기는 코미디죠. 코미디 영화가 들어오면 또 할 겁니다.”
데뷔작은 정지영 감독의 ‘남부군’(1990년)으로 당시 고교 1학년이었다. 사람들은 단역으로 기억하지만 그는 “출연 분량이 배우들 중 일곱 번째로 많았다”고 했다. “당시 고향인 경기 이천시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일주일에 세 번 연기학원을 다녔어요. 학원 입회비가 27만 원, 한 달 회비가 5만 원이었죠. 학교 친구들이 ‘너는 꼭 유명한 개그맨이 될 거다’라고 했어요.”
그는 2003년 가수 은퇴를 선언했다가 최근 새 앨범 ‘문을 여시오’를 냈다. 은퇴하면서 “연기와 노래를 병행하니 모두 불량품 같다”는 말을 남겼다. “그땐 일에만 쫓겨 즐기질 못했어요. 지금은 노래도 연기도 즐겁습니다. 내년 3월부터는 전국투어 콘서트를 해요.”
그는 “틈틈이 시나리오 3편을 써 놨다”며 감독 주연 제작 음악을 맡은 영화를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 말라’고 하면 ‘해보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할 겁니다. 망하면 깨끗이 연기만 할 겁니다. 하지만 하나뿐인 인생, 해보고 싶은 것 해볼 생각입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