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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화려한 무대, 빛나는 가창에 갈채 가득

입력 | 2013-11-21 03:00:00

‘나부코’ ★★★★☆




오페라 ‘나부코’. 솔오페라단 제공

솔오페라단의 ‘나부코’(15∼17일·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는 3월 국립오페라단의 ‘팔스타프’와 더불어 올해 베르디 탄생 200주년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던 의미 있는 공연이었다. 이탈리아 모데나에 있는 루치아노 파바로티 시립극장과의 협력으로 기획한 이 프로덕션은 모든 오페라의 구성요소가 안정적이고 전통적이었다는 점에서 특히 그랬다.

우선 잔도메니코 바카리의 연출. 전체적으로 성악가들의 연기와 발성을 돋보이게 하고 음악을 압도하지 않으려는 연출과 무대 디자인이었다. 고대 바빌로니아와 이스라엘 의상은 고증이 정확했고 무대에 화려함을 더하는 데 일조했다. 분장이나 조명도 아주 세밀하거나 화려하진 않았지만 전체 콘셉트에 어긋나지 않을 정도로 편안했다. 무엇보다 성악 캐스팅이 훌륭했고, 최선을 다한 가창에 환호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오페라 타이틀 롤을 맡은 파올로 코니의 등장은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든든한 중심축 역할을 해냈다. 각기 다른 신을 믿게 된 상황에서 부르는 두 개의 아리아 ‘노예들이여’와 ‘유대의 신이여’에서 위엄 있는 카리스마와 농도 짙은 음색을 통해 상황에 대한 느낌을 세밀하게 표현해 냈다. 특히 아비가일레와의 3막 2중창에서 애절함을 담은 표현력, 2막 마지막 번개장면에서의 극적인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

아비가엘레 역의 안젤라 니콜리는 전형적인 이탈리아 벨칸토 소프라노로서 아름답고 청명한 음색을 보여줬다. 2막의 첫 아리아에서는 진솔한 성격표현과 홀을 가득 메울 정도의 압도적인 성량 및 두성으로 뜨거운 환호를 이끌어냈다.

음악칼럼니스트 박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