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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영화 속 그 사진관에서 추억을 만난다

입력 | 2013-11-21 03:00:00

‘8월의 크리스마스’ 초원사진관, 영화 재개봉 앞두고 관광객 늘어




동아일보DB

‘8월의 크리스마스’(사진·감독 허진호)는 개봉된 지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 멜로 영화의 걸작으로 꼽힌다. 1998년 개봉된 이 영화는 변두리 사진관을 운영하며 시한부 인생을 사는 노총각 정원(한석규 분)과 갑자기 그 앞에 나타난 청순한 주차단속요원 다림(심은하)의 못다 한 사랑을 수채화처럼 튀지 않는 잔잔한 톤으로 그렸다. “좋아하는 남자 친구 없어요?”(남자) “아저씨, 왜 나만 보면 웃어요?”(여자)

이 영화의 대부분이 촬영된 전북 군산시 월명동 초원사진관이 영화 재개봉과 성탄절을 앞두고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평일에는 500여 명, 주말에는 1000여 명이 찾는다.

이 영화 제작진은 세트 촬영을 하지 않기로 하고 전국의 사진관을 찾았지만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잠시 쉬러 들어간 카페 창밖으로 여름날의 나무 그림자가 드리워진 차고를 발견하고 주인에게 어렵사리 허락을 받아 사진관으로 개조했다.

‘초원사진관’이란 이름은 주연 배우 한석규가 지은 것으로, 그가 어릴 적에 살던 동네 사진관의 이름으로 알려졌다. 정원의 집과 초등학교 등 영화 장면 대부분이 초원사진관과 인근에서 촬영됐다. 촬영이 끝난 뒤 사진관은 주인과의 약속대로 철거됐으나 이후에도 꾸준히 찾는 팬이 늘어나면서 군산시가 영화 속 모습으로 복원했다.

관리인 이완세 씨는 “멜로영화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8월의 크리스마스’와 옛사랑을 추억하려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면서 “이곳이 지역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