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네가 알 수 없음이니라.” (잠언 27장 1절)
누구나 살다가 한번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궁금증을 일으킨다.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지, 세상은 어떻게 변해있을지 기대하고 상상한다. 하지만 그 바람은 현실에 이뤄질 수 없기에 영화를 통해 구현되기도 했다. 영화 ‘타임머신’과 ‘백 투 더 퓨쳐’가 그랬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보기 드문 타임스릴러물이 등장했다.
‘열한시’는 다음날 오전 11시로의 시간 이동에 성공한 우석(정재영)과 영은(김옥빈)이 원인 모를 폭발 위기를 맞이한 미래의 연구소와 죽음의 위기에서 가까스로 탈출해 현재로 돌아온다. 우석은 미래에서 가져온 24시간 동안의 CCTV속에서 자신을 포함한 연구원들의 죽음을 알게 되고 그것을 막기 위해 시간을 추적해 폭발의 원인을 찾아내는 타임스릴러물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우주복을 입고 첨단과학을 실행하는 장면은 없지만 촘촘한 이야기 전개와 퍼즐처럼 풀리는 이야기는 흥미롭다. 많은 것을 보여주기 보다는 하나에 집중한 김현석 감독의 탁월한 선택 같다. 전반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괜찮으나 갑작스런 과거 장면이나 예상 가능한 결과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재영, 최다니엘, 김옥빈의 조합도 눈길을 끈다. 천재 물리학자 우석 역을 맡은 정재영은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눈앞에 죽음도 개의치 않는 모습을 잘 그려냈다. 또 이성적으로는 이해가 안 되지만 자신의 욕심으로 서서히 변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연기로 잘 녹여냈다. 영화에서 안경을 벗어 성형설이 나돌기도 했다는 최다니엘은 연기도 색다르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 사랑 앞에 어쩔 줄을 모르던 순수한 남자와 ‘공모자들’에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준 최다니엘은 ‘열한시’에서 이성적이면서도 치밀한 감정연기까지 소화해낸다. 또한 사건의 모든 단서를 갖고 있는 영은 역의 김옥빈은 극 속에서 신비감을 더한다.
김현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배우 정재영 김옥빈 최다니엘이 출연한 영화 ‘열한시’는 11월 28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