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20d
특히 5시리즈에서 가격이 가장 낮은 모델인 520d에 xDrive가 추가됐으며 럭셔리 패키지도 도입돼 편의장치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던 520d에 선택의 폭을 넓혔다. 모델 교체 시점인 9월의 공백기를 거쳐 10월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오자마자 520d와 520d xDrive를 합친 월간 판매량은 875대로 사실상 수입차 업계 1위를 차지했다. 크게 바뀌지 않은 디자인과 성능임에도 수입차 시장을 호령하는 저력을 무엇일까. 채널A 자동차프로그램인 ‘카톡쇼’에서는 520d xDrive 럭셔리 모델을 해부해 봤다.
살짝 바뀐 디자인
새로 나온 5시리즈의 디자인은 기존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한 듯 얼핏 봐서는 알아채기 힘들 정도로 얌전하게 바뀌었다. 전조등과 키드니 그릴, 앞뒤 범퍼 디자인이 살짝 바뀌었다. 펜더에 있던 방향지시등은 아웃사이드미러로 올라갔다. 찾다 보면 숨은 그림 찾기처럼 구석구석 바뀐 요소가 많지만 전체적인 이미지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과거 럭셔리 브랜드의 차라고 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초라한 디자인의 17인치 휠이 고급스러운 모양의 18인치 휠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외부 디자인과 달리 차 안으로 들어가면 바뀐 것이 제법 눈에 띈다. 7시리즈에 먼저 도입됐던 전자식 계기반이 5시리즈에도 적용됐다. 노트북 모니터와 같은 액정표시장치 패널에 그래픽 방식으로 속도계와 엔진 회전계를 표시해 준다. 주행모드에 따라 색상과 표시 정보가 변화하는데 일반 주행모드에서는 기존 기계식 계기반과 같은 모양으로 보여 주지만 연료소비효율을 우선시하는 에코프로 모드에선 파란색 바탕에 속도계가 시속 120km까지만 표시되고, 엔진 회전계 대신 회생제동 시스템 작동 상황을 보여 준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계기반의 바탕색이 붉게 바뀌고 속도가 숫자로 강조돼 나온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iDrive도 변화가 크다. 다이얼 위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써서 내비게이션 목적지 등을 입력할 수 있다. 다이얼만을 돌려서 입력하던 방식보다 편리하긴 하지만 복잡한 글자는 입력하기가 약간 까다롭다. 아무래도 한국인들이 익숙한 터치스크린 방식의 입력보다는 불편했다.
안정적인 4륜구동의 주행 성능
주행 성능은 좀 더 안정적으로 변했다. 우선 18인치 휠이 들어가면서 약간 물렁거렸던 기존 520d보다 승차감이 탄탄해져서 BMW 특유의 스포티한 느낌이 살아났다. 부드러운 승차감 측면에서는 약간 손해를 보겠지만 그보다 주행감성 측면에서는 얻은 게 더 많았다.
고속 주행은 더욱 편안해졌다. 노면 상황에 맞게 실시간으로 네 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하는 전자식 4륜 구동 시스템 덕분에 고속에서 급차선 변경을 할 때 휘청거리는 느낌이 줄었고 주행라인을 따라가는 품세가 레일 위에서 달리는 듯한 기분을 줬다. 특히 후륜구동이 최대 약점인 겨울철 주행에서는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해진 편의장치
앞 유리창에 주행정보를 표시해 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업그레이드돼서 다양한 컬러로 내비게이션 안내와 속도계 등을 표시해준다. 새롭게 도입된 제한속도 안내 기능은 도로 주변에 있는 제한속도 표지판을 차에 설치된 카메라가 인식해 HUD와 계기반에 표시해 줘서 현재 도로의 제한속도가 얼마인지 항상 알려 준다.
오디오도 고급화돼서 하먼 카돈의 프리미엄 오디오시스템이 들어갔다. 음질이 좋지 않았던 기존 520d의 불만을 어느 정도는 해소해 줬다. 하지만 귀가 까다로운 사람들에겐 흡족하진 않을 것 같다. 어쨌든 4륜 구동과 고급스러운 편의장치의 혜택을 모두 누리려면 기본형 6290만 원보다 1100만 원을 더 내야 한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