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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온도에 무딘 소재·물기에 강한 무늬… 빙판길을 안전하게

입력 | 2013-11-22 03:00:00

스노타이어




하늘을 수놓은 흰 눈을 보면 운전자들은 설렘보다 걱정이 앞선다. 노면이 꽁꽁 얼어붙으면 접촉 사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올겨울 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고 한파의 강도 또한 심할 것이라는 예보를 내놓았다. 길고 매서운 계절을 무사히 보내기 위해 바야흐로 스노타이어가 필요한 때다.

스노타이어의 핵심은 고무와 트레드 디자인

‘스노타이어는 실제로 얼마나 안전할까?’

스노타이어 구매를 앞둔 고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봤을 법한 문제다. 일반 제품에 비해 제동 성능이 뛰어나리라 생각하지만 실제 그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타이어가 시속 40km로 눈길 위를 달리는 자동차를 대상으로 제동 테스트를 한 결과 사계절용 타이어의 제동 거리가 스노타이어에 비해 2배 이상 길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계절용 일반 타이어를 단 차량이 37.84m 미끄러진 반면 스노타이어를 단 차량은 18.49m 미끄러졌다. 빙판길 테스트 역시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사계절용 타이어는 30.88m, 스노타이어는 26.68m를 각각 미끄러졌다. 자동차의 속도가 빠를수록 제동 거리 또한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스노타이어 장착 여부에 따른 차이 또한 더욱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스노타이어가 사계절용 타이어에 비해 제동 성능이 뛰어난 이유로는 크게 고무 성분과 트레드(타이어가 노면과 닿는 부분) 디자인이 꼽힌다. 이정학 한국타이어 상품기획팀장은 “겨울용 타이어는 영하에 가까운 기온과 눈길, 빙판길에서도 탁월한 제동력을 갖춰야 해 고무 성분과 트레드 디자인과 구조를 차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노타이어에 적합한 소재로는 특수 실리카(이산화규소)를 함유한 고무가 꼽힌다. 모래에서 추출한 실리카 고무는 기존 소재인 카본 블랙에 비해 온도가 바뀌어도 재질 변화가 적다는 특징이 있다. 일반 제품과 비교했을 때 젖은 노면에서의 조종 안전 성능이 5∼10% 뛰어난 편이다.

트레드 패턴 또한 제동 성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노타이어의 트레드 패턴은 대개 깊은 블록 형태를 지니고 있다. 바퀴가 눈 위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눈 위를 찍어가면서 주행할 수 있게끔 하려는 것이다. 타이어에 새겨진 넓은 4개의 줄은 타이어의 배수 성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눈이나 빙판이 녹아 타이어와 도로 사이에 생기는 수막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충분한 접지면적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좌우 비대칭 패턴이 효과가 높다는 설명도 있다. 금호타이어의 ‘아이젠KW15’가 그 대표사례. 국내 최초로 비대칭 패턴을 적용한 이 제품은 제동 성능과 코너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계절 쓰는 스노타이어

연구개발(R&D)의 장기적인 방향은 사계절 내내 활용할 수 있는 스노타이어를 만드는 것이다. 스노타이어 개발을 담당하는 장민수 한국타이어 PC개발3팀 차장은 “북유럽 국가들과 달리 국내에서는 스노타이어를 사용하는 기간이 한정돼 있다”며 “겨울철 필요한 제동 성능은 강화하면서 사계절 사용해도 무리가 없는 타이어를 만드는 것이 과제”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기술 사례로는 한국타이어 ‘윈터 아이셉트 에보’ 등에 적용된 3D 커프(트레드 표면에 새겨진 미세한 홈)가 꼽힌다. 3D 커프는 제동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블록 내에 커프를 최대한 많이 새기면서 커프 사이의 결합력을 높여 마른 노면에서도 큰 차이 없이 달릴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타이어 선택만큼이나 겨울철에 알맞은 운전습관 또한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스노타이어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차간거리를 여름철에 비해 2배 이상 유지하는 등의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리지스톤 관계자는 “제설차량 앞과 뒤의 도로상태는 극과 극일 가능성이 높다”며 “제설차량을 함부로 추월하지 않는 등 작은 것 하나하나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겨울철에는 평소에 비해 타이어 공기가 두 배 이상 빠져나가므로 월 1회 이상 점검하고 상처가 있거나 마모된 타이어는 가급적 바로 교체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