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톈 교수 신간 ‘이중톈중국사’… 중국 정부 역사공정에 문제 제기
‘삼국지강의’와 ‘품인록’으로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대중적 인기가 높은 이중톈(易中天) 전 샤먼대 교수(66)가 이를 부인하는 책을 펴냈다. 이 전 교수는 중국통사를 다룬 36권짜리 ‘이중톈중국사’(사진)를 다루겠다며 올해 5월부터 분기별로 두 권의 책을 발표하고 있다. 그중 1권에 해당하는 선조(先朝)편이 최근 국내에도 번역됐다.
이중톈은 삼황(복희, 여와, 염제)과 오제(황제, 전욱, 제곡, 요, 순)시대를 다룬 이 책에서 요와 순을 제외하곤 모두 허구적 인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선사시대부터 문명시대까지가 원시공동체→씨족→부락→부락연맹→국가의 다섯 단계에 걸쳐 발전했다며 삼황오제를 국가 이전 단계의 기억을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로 풀어냈다. 인류 공통의 여신으로서 이브가 모계 중심인 원시공동체를 대표한다면 여와와 복희는 그 권력이 부계 중심으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로서 씨족, 염제와 황제는 부락, 요와 순은 부락연맹을 대표한다는 설명이다.
또 공자에 의해 태평성대의 대명사로 묘사된 요순시대를 대표하는 요와 순은 왕이 아니라 여러 부족이 결합한 부족연맹의 최고경영자(CEO)에 해당하는 인물이었으며 여러 역사기록을 볼 때 치열한 권력투쟁에서 패배해 권력을 물려줬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요가 CEO일 때 순은 최고운영책임자(COO)였고, 순이 CEO가 되자 우가 COO가 됐는데 우의 아들인 계가 세습제를 실시하면서 비로소 하나라가 고대국가로 출현하게 됐다는 것이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