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체구와 귀여운 얼굴에 “쳐묵어야!”라는 구성진 사투리 욕설이 튀어나온다. tvN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여수소녀 조윤진 역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타이니지 도희(19)다.
‘응답하라 1994’는 케이블 드라마 최초로 시청률 8.8%(닐슨코리아 제공,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지상파 드라마를 넘어서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드라마 속 장면과 대사, 출연 배우들은 매주 화제의 중심에 서며 전국의 ‘응사열풍’을 체감케 하고 있다.
특히 도희는 구성진 사투리와 맛깔난 욕설 연기 때문에 지나가던 시민들이 “사투리와 욕설을 요청해 곤란할 때가 종종 있지만, 알아봐주고 좋아해주니 정말 행복하다”고 최근 심경을 이야기했다.
특히 도희는 어느 순간 여수의 자랑거리가 됐다며 부끄러운 미소를 지었다.
“제가 여수 출신인데, 극 중에서도 여수 사람으로 나오잖아요. 친구들이 ‘아무도 모르던 우리 고향을 네가 알렸다’며 자랑스러워해요. 드라마 홍보도 무척 적극적으로 해주고요. 재미있고 신기하대요.(웃음)”
도희는 실제로 14살 나이 차이 나는 김성균과 극 중 같은 연령대의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도희는 극 중 서태지가 준 과자를 먹는 김성균에 “니 지금 뭐 쳐묵냐. 창자를 빼 젓갈에 담가버릴랑게. 뚫린 주둥아리라고 쳐먹냐. 니 아가리에 청산가리를 부어버릴라니까”라고 거침없는 욕설을 퍼붓는다. 나이차이도, 체구 차도 무색해 웃음만 난다.
“사실 그 신을 촬영할 때 무척 어색했어요. 당시에는 성균 오빠와 많이 친하지 않았거든요. 좀 더 휘어잡을 수 있었는데 아쉬워요.(웃음) 지금은 정말 친해졌어요. 오빠가 정말 착하고 잘해주셔서 진짜로 사랑에 빠진 것 같아요! 출연 남자 배우들 중 제일 좋아요.(웃음)”
“원래는 냉장고에 얼굴만 들이미는 거였는데 성동일 선배님이 ‘그냥 들어가’라고 말씀하셔서 시도해봤요. 진짜 제가 들어갈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오히려 공간이 여유로운 거예요. 감독님도 너무 시트콤처럼될까봐 우려하셨는데 재미있다고 좋아하시더라고요.”
도희가 꼽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공개방송 신이다.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 것에 대한 부담뿐 아니라 전작 ‘응답하라 1997’에서의 정은지와 비교되는 것에 대한 걱정까지 겹쳤다.
“선배가 정말 잘 표현해서 저도 준비를 많이 했어요. 서태지 씨의 영상을 보며 춤을 익히고, 라이브 음원을 들으며 팬들이 어디서 어떻게 소리 지르는지 연구했죠. 응원복도 준비하고요. 정말 극 중 윤진이와 같은 마음이었어요. 노래가 울려퍼지는 순간 ‘온다, 온다…’ 생각하며 심호흡을 했죠. 온 몸에 힘이 들어갈 정도로 엄청 긴장했어요.”
실제로 도희는 서인국의 팬. 그는 “서인국의 컴백 방송을 보며 나도 공개방송에서 팬들의 응원 소리에 맞춰서 외쳐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연기로라도 그 꿈을 이뤘다”고 웃어보였다.
아직 한창 또래들과 좋아하는 가수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개방송에 놀러다닐 나이 열아홉의 도희. 그가 연기하는 배경이 1994년도는 실제 도희가 태어난 해이기도 하다. 도희는 드라마 배경에는 공감하지 못하지만 극 중 윤진이와 나이가 같아 심적인 부분들은 무척 공감하며 연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진이를 통해 조금씩 연기의 즐거움을 알아가고 있다는 도희. 그룹 타이니지라는 이름으로 가수 데뷔를 했지만, 그는 드라마를 통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조심스럽게 음악적 욕심과 더불어 연기 욕심을 드러냈다.
“사실 가수로 데뷔했는데 드라마로 인기를 얻어서 처음에는 조금 혼란스러웠어요. 아직 연기가 처음이라 더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음악활동도 꾸준히, 연기활동도 기회가 되면 더 해보고 싶어요. 시트콤에서 말괄량이, 천방지축 캐릭터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비운의 여주인공은 아직은 저와 안 어울릴 것 같죠?(웃음)”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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