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代째 해병 이성원 일병“高2때 학교서 모의고사 보는데 포탄 쉴새 없이 하늘서 떨어져”
20일 오후 북한의 황해도 앞바다 섬들이 한눈에 보이는 인천 옹진군 연평도 남부리 평화공원. 2002년 발생한 제2 연평해전에서 숨진 윤영하 소령 등 해군 장병 6명과 2010년 북한의 포격 도발로 순직한 해병대원 서정우 하사, 문광욱 일병의 흉상이 들어선 곳이다.
서 하사와 문 일병을 추모하기 위해 공원을 찾은 해병대 연평부대 이성원 일병(20·사진)을 만났다. 올해 2월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작전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는 연평도가 고향이다. 3년 전 연평고 2학년에 다닐 당시 북한의 포격 도발을 경험했다.
이 일병은 한순간에 섬이 잿더미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조부모와 함께 뭍으로 떠나야 했다. 그가 섬에 돌아온 건 이듬해 3월. 하지만 연평도에는 포탄에 부서진 주택과 집집마다 깨져 있는 유리창이 남아 있었다. 이 일병은 물론 친구들은 충격으로 인한 불안감과 우울증을 서로 위로하며 공부를 계속했다.
이 일병은 지난해 부천대 생활체육학과에 입학해 다니다가 입대했다. 해병대 부사관으로 근무한 할아버지(75)와 아버지(1993년 작고)에 이어 3대가 해병대 가족이 된 것.
“어려서부터 군에 입대할 나이가 되면 당연히 해병대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북한의 도발을 직접 겪은 뒤 그 결심을 더욱 굳혔습니다.”
그는 “북한이 다시 도발한다면 강력히 대응해 3년 전 도발까지 함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