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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이성원 일병 “北도발 겪고 고향 연평도 지키겠다는 결심 굳혀”

입력 | 2013-11-22 03:00:00

3代째 해병 이성원 일병
“高2때 학교서 모의고사 보는데 포탄 쉴새 없이 하늘서 떨어져”




“해병대에 입대해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당황하거나 겁먹지 않을 정도로 강한 훈련을 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20일 오후 북한의 황해도 앞바다 섬들이 한눈에 보이는 인천 옹진군 연평도 남부리 평화공원. 2002년 발생한 제2 연평해전에서 숨진 윤영하 소령 등 해군 장병 6명과 2010년 북한의 포격 도발로 순직한 해병대원 서정우 하사, 문광욱 일병의 흉상이 들어선 곳이다.

서 하사와 문 일병을 추모하기 위해 공원을 찾은 해병대 연평부대 이성원 일병(20·사진)을 만났다. 올해 2월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작전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는 연평도가 고향이다. 3년 전 연평고 2학년에 다닐 당시 북한의 포격 도발을 경험했다.

“모의고사를 보고 있는데 포탄이 쉴 새 없이 하늘에서 날아왔어요. 학교 주변에 불길이 치솟아 정말 전쟁이 난 줄 알았죠.”

이 일병은 한순간에 섬이 잿더미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조부모와 함께 뭍으로 떠나야 했다. 그가 섬에 돌아온 건 이듬해 3월. 하지만 연평도에는 포탄에 부서진 주택과 집집마다 깨져 있는 유리창이 남아 있었다. 이 일병은 물론 친구들은 충격으로 인한 불안감과 우울증을 서로 위로하며 공부를 계속했다.

이 일병은 지난해 부천대 생활체육학과에 입학해 다니다가 입대했다. 해병대 부사관으로 근무한 할아버지(75)와 아버지(1993년 작고)에 이어 3대가 해병대 가족이 된 것.

“어려서부터 군에 입대할 나이가 되면 당연히 해병대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북한의 도발을 직접 겪은 뒤 그 결심을 더욱 굳혔습니다.”

그는 “북한이 다시 도발한다면 강력히 대응해 3년 전 도발까지 함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연평도=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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