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중 220일 ‘독일의 젖줄’ 오가며 물-흙-미생물 샘플 분석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가 운영하는 선박 연구소 ‘막스프뤼스’. 길이 33m에 불과한 초소형 연구소인 막스프뤼스는 50년째 라인 강 수질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바이엘 제공
율리아네 비르트 뵈케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자연·환경·소비자보호부 대외협력관은 699라인킬로미터 지점에서 연구원들이 긴 줄이 달린 철제 용기를 강으로 늘어뜨리는 모습을 이렇게 설명했다. 라인킬로미터는 독일에서 쓰는 라인 강 측정 단위로, 699라인킬로미터는 스위스와의 경계에 있는 독일 콘스탄츠 시 ‘올드라인브리지’를 기점으로 699km 떨어진 곳이라는 뜻이다.
라인 강은 알프스에서 북해까지 1200km가 넘는 거리를 흐르는데,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를 지나는 구간은 전체의 5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230km다. 특히 바이엘이나 란크세스 같은 화학 관련 기업이 밀집한 레버쿠젠도 이 구간 내에 있어 철저한 수자원 관리는 필수다.
연구시설을 갖춘 작은 배 ‘막스프뤼스’는 수자원관리기업인 ‘루르버반트’ 사장이면서 환경공학자인 막스 프뤼스 박사가 1964년 설립했다. 막스프뤼스는 34년 동안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내에 있는 라인 강을 오가며 수질 모니터링 및 연구를 했다. 누적 거리가 55만 km에 달한다.
1999년 같은 이름의 새로운 배로 교체된 뒤, 지금도 1년 중 220일을 라인 강 구석구석을 오가며 수자원 보호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막스프뤼스 연구소 내부 모습. pH, 전기전도도, 수온, 용존산소량, 지표 생물 등 다양한 수질 측정을 위한 실험 장비가 마련돼 있다. 바이엘 제공
초미니 연구소라지만 수질 모니터링과 분석을 위해 필요한 장비는 모두 갖추고 있다. 물 샘플은 측정 가능한 작은 단위로 분해하는 ‘균질기’를 거쳐 pH, 전기전도도, 수온, 용존산소량 측정기에서 각각 분석된다. 수질 정보를 제공하는 지표 생물도 따로 보관한다.
뵈케 대외협력관은 “지난해 9월 25일 크레펠트 부두 인근 비료공장에서 불이 났는데, 불을 끌 때 사용한 물이 비료와 섞여 강으로 흘러들고, 갑작스럽게 비까지 쏟아져 대형 환경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며 “당시 막스프뤼스가 몇 주 동안 사고 지역에서 샘플을 채취하며 수질 모니터링을 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막스프뤼스에서 분석한 정보는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자연·환경·소비자보호부의 수질종합정보시스템인 ‘ELWAS’를 통해 시민들에게 숨김없이 공개되고 있다.
뵈케 대외협력관은 “매일 1만7000명 이상이 ELWAS에 접속한다”며 “주정부는 막스프뤼스의 수질 모니터링 활동에 1년에 30만 유로(약 4억3000만 원)를 투자하고, 정치인들은 측정 정보를 바탕으로 환경 정책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버쿠젠=최새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sae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