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력기업들 ‘ICE장벽’ 비상
한국 주력기업들 'ICE장벽' 비상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 사용자는 4억3000만 명으로 세계 1위다. 국내 대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사용자는 1억 명에 불과하다. 이성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만의 IT 인프라 및 지식을 빠르게 흡수한 중국 IT 기업들은 이제 국내 업체들과 기술 격차가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 IT 시장은 곧 한계에 도달
SA가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휴대전화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5.9%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년부터 2016년까지 연간 성장률이 5.7%, 4.9%, 3.7% 등 매년 뚜렷한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반도체 산업의 타격도 예상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올해 6.8%, 내년 6.6%, 2015년 2.7%로 점차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중에는 D램시장이 더 빠르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 이미 현실화된 차이나 리스크…신흥시장 위기론도 대두
한국의 수출액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24.2%, 지난해 24.5%, 올해(1∼10월) 25.9%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조선에서는 ‘차이나 리스크’가 이미 현실화됐다. 국내 조선업은 2008년 글로벌 1위 자리(수주잔량 기준)를 중국에 내줬다.
현대경제연구원(HRI)은 “유화, 철강 등 기초소재 제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중국 수요에 의존(차이나 이펙트)해 고성장을 거듭해 왔다”며 “그러나 지금은 중국의 대규모 생산 능력 확충으로 인한 공급과잉 문제가 대두돼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이머징 마켓의 경제성장 둔화도 국내 기업들이 넘어야 할 새로운 과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미국 시장 점유율이 2011년 8.9%에서 지난해 8.7%, 올해(1∼9월) 8.2%로 점차 뒤로 밀리고 있다. 그 대신 중국과 브라질에서 판매량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 장악력을 키워 왔다. 만약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대외 요인으로 신흥국 시장이 위축된다면 현대·기아차의 성장 동력이 둔화될 수도 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정호재·강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