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공판 이모저모
21일 공판은 혁명조직(RO) 전 조직원인 제보자 이모 씨의 신변 보호와 원활한 증인신문을 위해 비공개로 진행됐다. 증인석과 피고인석 사이에 가림막이 설치됐고 이 씨가 입정과 퇴정을 할 때는 우산으로 얼굴을 가렸다. 일반 방청객은 들어오지 못했고 취재진만 방청이 허용됐다.
증인 이 씨는 법원 직원의 안내를 받아 우산 2개를 쓰고 입정했다. 양복 차림에 머리숱이 적었고 안경을 썼지만 크게 긴장하는 표정은 없었다. 이석기 의원은 입을 다문 채 엷은 미소를 간혹 지었고, 한동근 피고인과 마주 보며 웃기도 했다.
이 씨는 국가정보원과 검찰에서 자신의 진술로 만든 진술조서 9개를 주의 깊게 살펴본 뒤 맞다고 인정했다. 검찰은 먼저 이 씨에게 “증인이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북한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RO의 실체를 밝히고 대한민국을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제보하고 증인석에 선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후 이 씨를 상대로 질문지 100여 쪽, 질문 640여 개에 대한 장시간의 질의를 이어갔고, 증인은 차분하게 답변했다.
피고인들은 이 씨가 자신에 대해 증언할 때는 유심히 듣고 상의해가며 검찰의 질문지에 메모를 하기도 했다. 이 씨는 20여 년간 운동권에 몸담으면서 몸에 밴 말투가 아직도 남아있는 듯 김일성, 김정일 등의 호칭을 말할 때는 주석님 장군님 등 존칭을 쓰기도 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