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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명논객 곽동수 교수 사기혐의 피소

입력 | 2013-11-22 03:00:00

곽교수 “잠시 맡아줘… 돌려줄 것”




곽동수 교수(사진)가 고소인에게 “돈을 보내면 12%의 수익을 올리게 해주겠다”며 보냈다는 문자메시지. 최모 씨 제공

TV 토론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해 진보적 논리를 펼쳐온 곽동수 숭실사이버대 교수(49)가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1일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말기암 환자 최모 씨(36)는 곽 교수가 빌려간 돈 4500만 원 중 3500만 원을 갚지 않았다며 사기 혐의로 지난달 14일 고소했다.

말기 간암 환자인 최 씨는 5년 전 간암 중기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최 씨는 2012년 12월 TV를 보다가 방송에 나온 곽 교수의 논리정연한 말솜씨에 반해 팬이 됐다. 그는 곽 교수에게 트위터로 메시지를 보내 “방송을 잘 봤다”는 인사를 남겼다. 4월에는 곽 교수가 나오는 인터넷 방송을 참관하러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 가기도 했다. 그는 곽 교수의 영상과 사진들로 블로그를 꾸몄다. 곽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아∼ 한 명의 힘이 이리 크다니…. 깊이 감사드립니다’란 제목과 함께 최 씨의 블로그를 캡처해 올렸다. 6월에는 곽 교수가 최 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 “빨리 회복하라”고 격려했다. 최 씨에 따르면 이틀에 한 번은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됐다고 했다.

최 씨는 “6월 26일 곽 교수가 전화를 걸어와 ‘돈 좀 모아둔 것 있느냐’고 물었다. 자신이 ○○은행 ‘VVIP’라 12%의 이자를 받을 수 있으니 돈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다른 곳에는 말하지 마라, 사실이 알려지면 공인 곽동수가 돈놀이한다는 소문이 나니 비밀을 지켜 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화를 끊은 뒤에 곽 교수가 ‘받고 나면 자세한 거 써서 보내줄게. 조금이라도 모아 버텨. 알지? 티끌 모아 태산이야’라고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

최 씨는 “가족이 병원비로 쓰려고 모아둔 돈 5000만 원 중 급한 돈을 제외한 4500만 원을 6월 26일 곽 교수의 계좌로 보냈는데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사흘 뒤 돈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그는 “우선 1000만 원을 돌려받은 뒤 7월 5일 암이 골수까지 퍼지자 나머지 돈도 돌려 달라고 했으나 곽 교수가 ‘번거로운 거 굉장히 싫어한다. 블로그에 있는 내 사진 삭제하라’며 화를 낸 뒤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곽 교수는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자기(최 씨)가 벌어둔 돈이 7000만 원 정도 있었는데 치료하고 남은 게 5000만 원이고 친구 형제들이 자기 재산을 가져가려 한다는 얘기를 해서 잠시 맡아 준 거다. 먼저 돈을 불려주겠다고 한 적이 없다. 내가 보낸 문자들은 최 씨가 ‘형이나 누나에게 보여줘야 하니까 보내 달라’고 요청해서 그대로 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소한 사실도 몰랐는데 바로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숭실사이버대 정보통신학과 소속 외래교수로 재직 중인 곽 교수는 ‘곽동수의 SOHO 창업’ 등의 책을 썼으며, MBC ‘100분 토론’을 비롯한 여러 TV 방송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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