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식 스포츠부장
담배에는 니코틴 타르 일산화탄소 등 수많은 유해 성분이 들어 있다. 이 때문에 폐암을 비롯해 구강암 췌장암 등 각종 암과 만성 호흡기질환의 주범으로 꼽힌다.
금연이 좋은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암 발생 원인을 줄일 수 있는 것은 기본. 금전적으로는 1년에 100만 원 이상 절약할 수 있다. 피부가 깨끗해지고 치아 건강도 좋아진다. 찌든 담배 냄새가 사라지면 연인이나 배우자로부터 더 사랑받을 수 있다. 흡연자보다 숙면할 수 있어 아침에 몸이 가볍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내 프로야구 감독들은 공수 교대 시 더그아웃 뒤 감독실에서 담배 한 대 피우며 직전 이닝의 분을 삭이고 다음 이닝 작전을 구상한다. 감독이 이용하지 않을 땐 고참 선수의 차지다. 실제로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국내외 야구 스타 중에는 담배를 즐긴 선수가 많다.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 행크 에런은 타격 연습 때 시가를 물고 있을 정도였다. 조 디마지오는 56경기 연속 안타 행진 중에도 줄담배를 피웠다고 한다. 국내 투수 최초로 100승-200세이브를 기록한 김용수는 ‘흡연파 선수’였지만 40세 넘어서까지 현역으로 뛰었다.
과정이 중요하다지만 세상은 결과를 중시한다. 운동선수의 흡연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류현진(LA 다저스)이다. 그는 올 시즌 스프링캠프 달리기 훈련에서 꼴찌를 한 뒤 현지 언론으로부터 “담배를 끊으라”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14승 8패(평균자책점 3.00)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자 흡연 논란은 사그라졌다.
종목 특성상 골프는 야구보다도 담배에 관대하다. 현역 프로골퍼 중 존 댈리, 미겔 앙헬 히메네스는 ‘체인스모커’로 유명하다. 애연가 주말골퍼에겐 OB를 냈을 때 담배만 한 신경안정제가 없다.
국민건강증진법 시행 이후 국내 골프장의 담배 자판기는 대부분 철거됐다. 프로샵의 셔터가 내려진 밤늦은 시간에는 담배를 구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스카이72 골프장은 식사 자리가 길어져 오후 10시 이후 담배를 찾는 내장객에게는 담배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프런트는 담배판매권이 없어 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안영식 스포츠부장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