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근차근 크고 있으니 죽기 전에 정점을 찍지 않을까요?”
무명에서 대한민국 대표 밴드로 성장한 ‘데이브레이크(Daybreak)’를 만났다. 멤버 이원석(보컬) 정유종(기타) 김선일(베이스) 김장원(키보드)은 “오랜만에 하는 인터뷰라 즐겁다”며 환하게 웃었다.
데이브레이크는 ‘한 방’이 아닌 꾸준한 공연 활동과 귀를 즐겁게 하는 곡들로 인기를 얻은 실력파 밴드다. 제목만 들어도 멜로디가 떠오르는 ‘들었다 놨다’ ‘좋다’는 이들의 대표곡. 독특한 가사에 담긴 ‘긍정의 에너지’는 데이브레이크만의 색깔로 자리 잡았다.
늘 유쾌한 이들에게 어떤 힘든 시간들이 있었던 걸까. 멤버들은 1년여의 공백기를 가진 2007년을 떠올렸다.
“음악 활동은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오르기 전까지 수입이 없어요. 언제 그 위치에 오를지도 알 수 없고요. 다른 것들을 포기하고 음악에 ‘올인(다걸기)’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간이었죠.”(김선일)
멤버들은 “음악적으로 잘 맞는 네 명의 조합을 포기하기 힘들었다”며 “다시는 우리의 음악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뭉치게 됐다”고 말했다. 위기는 곧 기회였다. 음악적으로 성숙해진 이들이 오랜 고민 끝에 발표한 ‘좋다’와 ‘들었다 놨다’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노래가 히트하면서 KBS 2TV ‘TOP밴드2’와 Mnet ‘MUST 밴드의 시대’ 등에도 출연했다. 그들의 노래처럼 대한민국 밴드계를 ‘들었다 놨다’ 하는 팀이 됐다.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멤버들은 “아직도 배가 고프다”고 입을 모았다. 음악시장의 변화와 빠른 흐름이 밴드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어서다.
“이름을 검색해서 찾지 않으면 정보를 알 수 없어요. 앨범이 나온 것도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흐름도 빨라져 음원 순위도 하루면 다 바뀌더라고요. 밴드 음악인들에게는 힘든 현실이죠.”(이원석)
데이브레이크와 친한 밴드 ‘장미여관’은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해 큰 인기를 얻었다. 음악적으로 어려운 현실인 만큼 이들의 행운이 부럽지 않았을까.
“장미여관과는 정말 가깝게 지내요. 저희를 섭외하려 한다는 이야기도 들렸는데 장미여관이 출연하더라고요. 많이 섭섭하지는 않았어요. 워낙 예능감이 좋은 밴드잖아요. 그래도 고름 베개는 충격이었어요. 하하!”(이원석)
멤버들은 장미여관이 방송에서 보인 눈물에 감정이입이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들은 “밴드를 하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공감했을 것”이라며 “우리도 가장 행복한 순간에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라 눈물을 흘린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힘들고 지칠수록 “좋다”라고 외치며 시련을 극복하는 밴드 데이브레이크. 이들은 색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30일 저희 주최로 ‘프리즘’이라는 컬래버레이션을 준비하고 있어요. 게스트를 섭외하는 것을 넘어 다른 밴드들과 협연하고, 깜짝 쇼를 보여줄 계획이에요. 데이브레이크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김장원 정유종)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사진제공|해피로봇 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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