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의 감정수업강신주 지음/528쪽·1만9500원·민음사
우리가 영화관에 들르고 여행을 하고 서점을 찾는 이유를 저자는 감정을 살려내기 위한 본능이라고 말한다. 어른이 되면서 어쩔 수 없이 감정을 억누르게 되었지만 억압된 감정을 회복하지 않으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성의 윤리학’이 아닌 ‘감정의 윤리학’을 옹호했던 철학자 스피노자에게 주목한다. 스피노자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자긍심 비루함 경쟁심 사랑 환희 등 48가지로 나누어 규정했다. 저자는 이 48가지 감정과 세계 문학 48권을 연결지어 설명한다. 이런 감정을 시각화했던 예술가들의 명화도 곁들였다.
캄프토사우루스 미식 기행두걸 딕슨 지음·장성주 옮김/296쪽·1만5000원·함께읽는책
다 지긋지긋하다고 느낄 땐 현실 도피가 필요하다. 과학저술가이자 화가인 저자는 1억5000만 년 전 쥐라기 후기로 시간여행을 떠나보라고 권한다. 저자가 마치 가이드인 양 쥐라기 후기로 안내하는 콘셉트로 쓴 책이다. 거대 공룡의 시대인 쥐라기 후기 지구의 모습, 식용 식물과 쓸모 있는 동물 소개, 각종 초식공룡에 대한 이야기, 공룡 가죽 벗기는 법, 공룡 고기 중 가장 맛있는 부위 등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공룡 알 스크램블드 에그’로 쥐라기 브런치를 즐기자는 대목에선 피식 웃음이 나온다.
촌철살인 고사성어김상엽 지음/320쪽·1만4000원·루비박스
옛 사람들의 지혜와 역사가 응축된 고사성어를 그림을 통해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한국회화사를 전공한 미술사학자이자 문화재청 문화재감정관. 중국 근대화가 서비홍(徐悲鴻)의 그림 ‘우공이산’(1940년)에는 괭이를 짚고 서 있는 우공이 등장한다. 고사성어 우공이산(愚公移山)을 묘사한 것인데, 서비홍이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도에 피신해 있을 때 그렸기에 우공이 인도인의 모습으로 묘사된 것이 재미있다. 이 밖에 안견의 ‘몽유도원도’(1447년)를 통해 무릉도원(武陵桃源)을 설명하고, 14세기 원나라 판화로 토사구팽(兎死狗烹)을 이야기한다.
존 F 케네디의 13일셀던 M 스턴 지음·박수민 옮김/384쪽·1만5000원·모던타임스
1962년 10월 미국의 U-2 첩보기가 쿠바에 배치된 소련의 준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견했다. 당시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비상대책기구인 엑스콤을 소집했다. 이후 13일간 세계의 운명을 좌우할 쿠바 미사일 위기가 벌어졌다. 케네디는 집무실과 각료회의실에 비밀 녹음장치를 설치해 회의 내용을 고스란히 남겨뒀다. 이른바 ‘케네디 테이프’를 분석하고 기밀 해제 작업에 참여했던 미국 역사학자가 이를 바탕으로 13일간의 상황을 생생히 묘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