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기업… 한국기업 인재경영 현장
‘최고의 인재를 뽑아 초일류로 키운다.’ 경제가 어렵더라도 인재에 대한 투자만은 줄이지 않겠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장기적으로 인재가 회사의 경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삼성그룹 입문교육에 참가한 신입사원들이 교육장을 나서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어떻게 뽑느냐
인재경영의 출발점은 결국 얼마나 뛰어난 인재를 뽑느냐에 있다. 각 기업들은 매년 공채 시즌에 맞춰 더 뛰어난 인재를 가려낼 수 있는 새로운 채용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함께 가는 열린 채용’을 도입한 삼성그룹은 모든 지원자에게 균등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에 주력한다. 채용 시 학벌, 성별, 출신지역 등에 따른 차별을 두지 않고 스펙보다는 능력 위주로 평가해 채용한다는 취지다. 삼성 3급 신입채용은 서류 전형 자체가 없어 기본 자격만 갖추면 누구나 직무적성검사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특히 저소득층에 신입공채의 5%를 할당했고 지방대 출신 선발 비율도 35%까지 확대해 ‘취업 소외계층’이 없도록 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매년 눈에 띄는 채용 방식을 시도한다.
SK 역시 창의적 인재 확보를 위한 신입사원 선발 과정을 운영 중이다. SK는 종전의 채용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스티브 잡스형’ 인재를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 출신 학교, 성별, 나이, 학점, 어학점수 등의 장벽을 없앴다. 올해는 처음으로 그룹 차원에서 지방대생을 30% 이상 선발하기로 했다. 오디션 형태의 예선과 다양한 미션을 거쳐 최종 선발자를 가리는 ‘바이킹 챌린지’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진행한다.
LG도 ‘찾아가는 채용’을 바탕으로 인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2011년부터 캠퍼스 채용을 확대해온 데 이어 모의 인성면접, 자기소개서 첨삭 지도 등을 받을 수 있는 ‘잡 캠프’ 등 신개념 채용 설명회를 열어왔다. 채용을 위한 산학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서강대, 고려대, 연세대, 울산과기대, 인하대 등과 산학 협력을 맺었고 LG디스플레이는 2011년부터 서울대, KAIST, 포항공대, 경북대 등의 석·박사를 대상으로 등록금과 졸업 후 입사를 보장하는 프로그램인 ‘엘지니어스(LGeniu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효성 역시 입사 지원 시 영어점수, 학점 등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면접 전형 중 집단토론에서는 이름을 제외한 지원자의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 블라인드 면접을 실시한다.
어떻게 키우느냐
삼성의 대표적 인재 양성 제도 중 하나는 ‘해외 지역 전문가’ 제도다. 관습과 문화 차이를 뛰어넘어 그 나라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현지화된 삼성맨’을 양성하는 제도로 현재까지 4000여 명이 이를 거쳤다.
‘삼성MBA’는 1995년 도입된 전문 인력 육성제도로 ‘이공계 인력도 경영을 알아야 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대리급 이하를 대상으로 원하는 분야의 MBA를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포스코 역시 대리에서 과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포스코가 진출하고자 하는 해외 시장 및 신흥 국가 등을 중심으로 1년 동안 직원을 파견하는 지역전문가제도와 국내외 MBA 유학 등이다. 현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내 전문대학 과정과 여직원들의 리더십 교육을 위한 ‘W리더십’ 프로그램도 인기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990년부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등에 ‘금호아시아나 MBA 과정’을 개설하고 각 계열사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임직원을 선발해 교육한다. 매달 두 차례씩 그룹 임원 및 팀장을 대상으로 ‘금요경영특강’도 실시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