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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12연패 끊었다… 그것도 선두 SK 안방에서

입력 | 2013-11-25 03:00:00

삭발 투혼으로 김주성 공백 메워… 상대 홈 28연승 막아 기쁨 두 배




동부가 12연패에서 벗어났다. 5연승을 달리던 리그 선두 SK가 동부의 연패 탈출 제물이 됐다.

동부는 2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방문경기에서 80-75로 승리를 거두고 지난달 25일 KT전부터 시작된 12연패를 끊었다. 지난달 22일 삼성전 승리 후 33일 만에 추가한 귀중한 승리다. 동부는 SK전 8연패도 끊었다. ‘안방 불패’ SK는 예상치 못했던 패배로 홈경기 연승 행진이 27경기에서 멈췄다. SK는 모비스 LG 삼성에 이은 역대 4번째 통산 400승 달성도 다음으로 미뤘다. 문경은 SK 감독은 이날 경기장을 찾은 아버지를 올 추석 후로 처음 만났지만 승리로 보답하는 데 실패했다.

동부 선수들은 머리를 짧게 자르고 경기에 나섰다. 평소 머리에 크림을 잔뜩 바르고 경기에 나서던 이승준은 아예 머리를 빡빡 밀어버렸다. 동부는 22일 부산에서 KT에 져 12연패를 당하고 상경한 뒤 주장 김주성의 제안으로 선수들이 삭발을 했다. 연패를 끊으려는 결연한 의지의 표시였다. 김주성은 “성적 부진으로 삭발하기는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고 말했다.

동부는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명훈(삼성)과 맞트레이드한 2년차 가드 박병우의 활약이 돋보였다. 박병우는 SK의 추격이 거세던 4쿼터에만 3점슛 2개를 포함해 10점을 몰아치면서 팀에서 가장 많은 14득점을 기록했다. 이승준이 더블더블(11득점 10리바운드)로 공수에서 활약하는 등 동부는 5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고른 활약으로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2분 33초만 뛴 동부의 신인 가드 두경민은 득점이 없었지만 데뷔 후 13경기 만에 첫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공교롭게도 두경민의 프로 데뷔전부터 동부의 연패가 시작됐었다.

이충희 동부 감독은 “그동안 마음고생이 아주 심했다. 홀가분하다. 연패를 끊기는 했지만 나도 내일 머리를 짧게 깎을 생각이다.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심기일전하겠다. 팀의 기둥인 김주성이 (부상으로) 뛰지 못한 경기에서 연패를 끊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10위였던 동부는 5승(13패)째를 챙겨 인삼공사와 공동 9위가 됐다. 이 감독의 아내 탤런트 최란 씨는 이날 경기장을 찾아 ‘최강 동부’라 적힌 종이 펼침막을 흔들어 가면서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이 감독은 “최근 한 달 정도 집에를 못 갔다. 선수 때나 지금이나 아내가 경기장에 오면 부담스러워 오지 말라고 하는데, 그래도 경기장을 찾아와 응원해 준 아내가 정말 고맙다”고 했다.

전자랜드는 리카르도 포웰의 더블더블(18득점 12리바운드)을 앞세워 KT를 67-63으로 눌렀고, 삼성은 52점을 합작한 이동준(27득점), 제스퍼 존슨(25득점)의 활약을 앞세워 인삼공사를 78-66으로 꺾었다. 전자랜드와 삼성은 각각 8승(10패)째를 올렸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