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지원조례 처리 연기 속 대구와 0-0 아쉬운 무승부
23일 경기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 일화와 대구 FC의 K리그 클래식 B그룹 경기. ‘일화’ 간판을 걸고 뛰는 성남의 마지막 홈경기는 쓸쓸하기만 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동문 쪽에서는 성남 팬들이 주축이 돼 ‘시민프로축구단 지원 조례 재정촉구 축구사랑 시민서명운동’이 벌어졌다. 21일 성남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가 지원 조례안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일부 의원들이 연간 150억 원의 비용이 드는 시민구단 창단을 결정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고 결국 이 주장이 관철되면서 조례안 통과가 미뤄졌다.
불안감 속에 그라운드에 들어선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승점 57(9위)로 K리그 클래식 잔류가 확정됐지만 1989년 창단해 25년간 2차례나 K리그 3연패를 하는 등 모두 7번 정상에 오른 ‘일화’로선 무득점 홈 마지막 경기가 아쉽기만 했다. 경기장도 썰렁했다. 역사적인 경기인 만큼 무료입장이었지만 단 2156명만이 스탠드를 채웠다. 하지만 안익수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했고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라는 현수막과 함께 큰절로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퇴장했다.
이날 이운재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K리그 홍보대사 신태용 전 성남 감독은 “성남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팬 여러분이 새롭게 태어나는 성남에 많은 사랑을 보내줄 것이라 믿는다”며 팬들의 성원이 계속 이어지길 바랐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