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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신 신부 “종북주의자가 적입니까?”

입력 | 2013-11-25 03:00:00

北 연평 포격 옹호 발언 박창신 신부 강론 내용 살펴보니
“부정선거 대처 못하면 정권교체 없어… 컴퓨터로 개표 부정-조작 드러나
北, 천안함에 어뢰 쐈다니 이해안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전북지부 박창신 원로신부(사진)가 22일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 미사에서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건 당연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그는 24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엊그제 생각 그대로다”라며 “이번 일(연평도 포격 관련 발언)이 여론화 이슈화됐으면 좋겠다. 민족과 남북한을 위해서도 그렇다”고 했다. 박 신부의 강론 중 정치와 관련된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이 시대의 징표 중에 제일로 화나는 것이 있어요. 바로 종북몰이입니다. 산업화를 위해 온몸을 바친 노동자와 농민의 권리를 지켜주자고 하면 빨갱이가 됩니다. 그게 요즘은 고상해져서 종북주의자예요. 왜 종북주의자냐? 북한이 노동자와 농민을 중심으로 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너희들은 북한과 닮았다고 해서 종북주의자입니다. 종북주의자가 적입니까? 노동자 농민이 적입니까? 반공교육으로 뇌가 꽉 절어 가지고 ‘앗, 종북주의자가 빨갱이야? 그럼 죽여야지. 그런 사람이 어떻게 정치를 하고 대통령이 돼?’라고 해요. (중략)

여러분, 대통령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한 거예요. 기업만 살리고 서민을 죽이는 대통령을 뽑을 것이냐, 서민을 살리고 기업을 살리는 대통령을 뽑을 거냐 했을 때 정권교체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되는데 국가정보원이 대선에 개입한 겁니다. 캐면 캘수록 엄청난 국가 기관들이 개입한 거예요. 국가보훈처, 군인, 심지어 여행사에서 땅굴 구경시키고 하면서 종북몰이를 한 거예요. 이랬을 때에 정권교체가 이뤄지겠습니까? 이런 부정선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앞으로 정권교체 없습니다. 더군다나 부정선거 백서 있어요. 컴퓨터로 개표 부정한 거. 국정원뿐만 아니라 컴퓨터로 조작해 가지고 선거를…. 그런 것이 엄청 드러났어요. 부정선거는 엄청난 문제인 거예요. 재임 시에 모든 국가기관에서 대선 개입하도록 한 전두환 대통령은 구속 수사해야 합니다. 아! 이명박. 죄송해요.(웃음) 이명박은 구속해야 합니다. 구속 수사해야 합니다. 그거를 이용한 박근혜는 퇴진해야 합니다. 여러분 옳죠? 그런데 우리가 퇴진하란다고 퇴진하겠어요? (중략)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 만났잖아요. 그때 6·15 공동선언 했습니다. ‘우리 같이 살자, 통일 문제는 우리 민족끼리 하자, 평화통일로 하자’ 이렇게 세 가지 조건이 있어요. 그래서 통일과 화해의 길을 갑니다. 그런데 천안함 사건이 났죠. 천안함 사건에 대해 이렇게 생각해요. (서해) NLL(북방한계선)에서 한미군사합동훈련 한단 말이에요. 이지스함이 1000개 이상의 눈을 가지고 있다는데 북한 함정이 어뢰를 쏘고 갔다니 이해나 갑니까.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니까 이것이 북한이 했다고 만드는 거예요. 왜냐하면 북한을 적으로 만들어야 종북 문제로 백성을 칠 수 있으니까. NLL이 뭡니까? NLL은 유엔군사령관이 북한으로 못 가게 하려고 잠시 그어 놓은 거예요. 북한과는 아무 상관없고 휴전협정에도 없어요. 군사분계선도 아니에요. 북한에서는 ‘NLL은 우리 해상이다. 공해상으로 보면 NLL이 우리 해상인데 왜 너희들이 와서 훈련하냐’고 합니다. 여러분 독도는 우리 땅이죠? 일본이 자기 땅이라며 독도에서 훈련하려고 하면 우리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해요? 쏴버려야 하지. 안 쏘면 대통령이 문제 있는 거죠. 그러면 NLL, 문제 있는 곳에서 한미군사훈련을 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해야 하겠어요? 북한에서 쏴야죠. 그것이 연평도 포격사건이에요. 그래놓고 북한을 적으로 만들어서 지금까지 이 난리를 치르고 선거에 이용한 겁니다. 이명박 대통령 책임져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닙니다. 정말 책임져야 합니다.”

○ 박창신 신부(71)는 누구

문정현 문규현 형제 신부와 함께 천주교 전주교구 안에서 진보적 시각을 대표해 온 인물이다. 전북 익산의 모태 신앙 집안에서 태어나 전북대를 졸업한 뒤 뒤늦게 1973년 사제품을 받았다. 5·18민주화운동 한 달 뒤인 1980년 6월 25일 전북 여산성당 금마공소에서 괴한들의 칼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 이 사건으로 박 신부는 지금까지 다리를 절게 됐다. 전북민족민주운동연합과 민주주의민족통일전북연합 공동의장을 10년 이상 지냈다. 그는 30여 년 동안 집회와 시위 현장을 다니며 찍은 사진으로 2006년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권오혁 hyuk@donga.com / 전주=김광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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