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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현대캐피탈에 또 두려움 심다

입력 | 2013-11-25 07:00:00

삼성화재 세터 유광우(왼쪽에서 두 번째)가 24일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직접 공격포인트를 올린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대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완파 ‘단독 선두’

V리그 남자부 최강팀 1라운드 첫 맞대결
양팀 감독 자기 희생 vs 두려움 극복 주문

친정 울린 이선규·레오 타임 이끈 유광우
삼성화재 선수들 고른 활약으로 3-0 완승

팬들이 원하던 꿈의 매치.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2013∼2014 V리그 남자부 1라운드에서 만났다(24일 대전충무체육관). 경기 전 양 팀 감독이 선수들과 미팅에서 꺼낸 키워드는 달랐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희생’을 얘기했다. “동료들의 공격을 위해 내가 먼저 움직이고 한 발 나서라.” 이미 상대의 장단점은 다 알고, 그에 따라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는 선수들이 스스로 너무나 잘 안다. 다른 얘기는 필요 없다고 봤다. 신 감독은 “최고의 플레이는 팀워크”라면서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내공이 깊은 감독은 전략 전술 얘기 안한다. 선수들이 그것을 얼마만큼 하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며 사전준비를 강조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두려움’을 얘기했다. 그동안 삼성화재를 만나면 먼저 기가 죽어서 제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졌던 점을 잊지 않았다. “우리가 실력이 좋으면 이길 것이고 안 되면 질 것이다. 승패의 두려움을 떨치고 평소 하던 대로 경기를 하라.”

1세트. 듀스까지 팽팽한 대결을 했다. 삼성화재는 박철우 고희진이 블로킹으로 4득점한 것이 컸다. 레프트 송준호의 공격이 3개 연속 막혔다.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현대캐피탈)와 레오(삼성화재)가 맞붙어서 돌아갔다. 서로가 기를 쓰고 막았다. 23-23에서 랠리가 이어졌다. 수비가 잡아 올린 2단볼을 놓고 공중전을 벌였다. 아가메즈가 백어택 라인을 밟았다. 임동규가 듀스를 만들었지만 이선규의 중앙속공으로 삼성화재가 다시 앞서나갔다. 1세트에서만 3개째의 속공이었다. 이선규의 전후좌우 변화가 심한 플로터 서브를 여오현이 제대로 못 받아내 2단볼이 됐다. 아가메즈가 네트에 붙은 공을 처리하지 못해 1세트가 끝났다. 첫 세트의 영웅은 현대캐피탈에서 보상선수로 온 이선규였다.

2세트. 현대캐피탈이 송준호의 공격으로 리드를 잡았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15-15에서 이선규의 블로킹으로 삼성화재가 다시 앞서나갔다. 아가메즈의 공격을 유효블로킹으로 잡아낸 뒤 레오의 백어택으로 2점차. 김호철 감독이 타임아웃을 불렀다. 레오가 아가메즈를 뚫고 20, 21점을 냈다. 20-21에서 아가메즈의 공격이 이선규의 손에 또 걸렸다. 2세트에서만 3번째나 블로킹에 막혔다. 삼성화재는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박종영의 서브리시브 미스로 23점째를, 고희진의 슈퍼 디그를 레오가 연결해 세트포인트. 24-22에서 타임아웃을 부른 신치용 감독의 지시는 짧았다. “간단하게 생각해. 띄워놓고 레오에 올려라.” 2세트의 영웅은 레오타임을 만들어낸 유광우였다.

한쪽은 기가 살았고 한 쪽은 예전의 아픈 기억이 떠올랐다. 현대캐피탈의 서브리시브가 흔들렸다. 삼성화재가 3∼4점차 리드를 계속했다. 김호철 감독은 “마음만 앞서간다. 착실히 하라”고 외쳤지만 선수들 머릿속에는 두려움이 자리한 듯 했다. 삼성화재는 3세트도 25-21로 끝냈다. 3-0 완승. 1라운드 5승1패 승점14로 1위가 됐다. 두려움은 현대캐피탈이 넘어야 할 큰 적이었다.

대전|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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