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이 2년간 일본 한신 타이거스 유니폼 입는다. 한신은 ‘세계 최고의 마무리투수’라는 수식어를 동원하는 등 정성을 쏟아 메이저리그 진출도 고려했던 오승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스포츠동아DB
총액 9억5천만엔…일본 진출 역대 최고 대우
몸값보다 꾸준한 구애와 진심에 끌려 선택
도전은 이제 시작…2년 뒤 MLB 진출 청사진
“세계 최고의 마무리투수, 한신의 수호신이 되길 바란다.”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의 진심어린 구애에 ‘돌부처’ 오승환(31)의 마음이 움직였다. 한신은 22일 경산볼파크에서 삼성과 만나 마무리투수 오승환에 대한 이적에 합의했다. 오승환과 계약금 2억엔(계약기간 2년), 연봉 3억엔의 조건에 입단 계약을 맺었는데, 연간 5천만엔의 인센티브까지 포함한다면 최대 9억엔(약 95억원)에 이르는 ‘초특급대우’다. 한신은 삼성에 건네는 이적료 5000만엔까지 포함해 오승환 영입에 총 9억5000만엔을 투자하게 됐다. 오승환의 계약은 한국프로야구에서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한 선수 중 역대 최고대우다. 2004년 이승엽(지바롯데와 2년 5억엔), 2011년 이대호(오릭스와 2년 7억엔)를 뛰어넘는 초대형 계약이다. 한신이 한국 최고의 마무리투수인 오승환의 가치를 얼마나 높게 평가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말 한마디가 오승환의 마음을 크게 움직였다. 한신 측에서 “‘오승환이 세계 최고의 마무리투수라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에 가서도 잘 할 수 있는 투수지만, 우리 팀(한신)의 마무리투수가 되어주기를 원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세계 최고 마무리’라는 수식어까지 동원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준 한신에 오승환은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실제로 나카무라 한신 단장은 직접 경산까지 찾아가 삼성과 협상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오승환이 크게 내색하지는 않지만 계약 조건에 대해서도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야구팬들은 세계 최고 무대인 메이저리그를 저버리고 일본행을 택한 오승환의 행보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오승환이 메이저리거의 꿈을 접은 것은 결코 아니다. 그는 한신에서 2년을 뛴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번 협상과정에서 많은 메이저리그 팀들이 오승환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으나 포스팅으로 인해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하기 힘들었다. 오승환이 한신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다면 2년 뒤에는 까다로운 포스팅 절차 없이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하다. 이번 일본 진출은 오승환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최고의 무대인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