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세계은행 총재 인터뷰
인천 송도에 세계은행그룹 한국 사무소를 개설하기 위해 다음 달 초 한국을 방문하는 김용 세계은행 총재(사진)는 22일 오전 워싱턴 본부에서 특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신설되는 세계은행 한국 사무소가 북한에 정치적 변화가 오는 상황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느냐’는 동아일보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우리(세계은행)는 북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 찾을 수 있는 많은 자료들을 추적하고 있고 돌파구가 생기면 우리가 매우 빨리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문을 여는 세계은행 한국 사무소는 그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신설되는 한국 사무소가 북한의 변화를 탐지하는 전초기지로서, 또 북한의 변화가 도래했을 때 세계은행이 신속하게 행동에 나설 수 있는 베이스캠프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총재는 ‘북한의 경제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북한 당국의 협조 없이는 정확한 조사가 불가능하다”며 “정치적 개방이 이뤄지면 신속하게 이동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관련 질문에 답하며 세계은행의 미얀마 개발 지원 사례를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얀마의 교훈을 연구하길 바란다. 왜냐하면 그것은 정확하게 북한이 열리면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한처럼 사회주의 국가였던 미얀마는 군부 권위주의 정권을 거쳐 정치적 민주화를 추구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미국과 미얀마의 관계 개선에 발맞춰 현지에 진출해 에너지 지원사업 등 사회간접자본과 인프라 건설 사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김 총재는 “미얀마에 ‘민주주의의 배당금(Democracy Dividend)’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제적 지원을 통해 ‘민주주의를 하면 이익이 생긴다’는 점을 미얀마 군부와 주민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