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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T 증후군을 아십니까

입력 | 2013-11-25 03:00:00

2시간 이상 앉아있으면 정맥혈전색전증 위험 2.8배 높아져




오랫동안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SIT 증후군을 예방하려면 근무 중 자주 움직이고 매시간 규칙적으로 스트레칭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동아일보DB

“SIT 증후군을 아시나요?”

정맥혈전색전증은 비행기의 비좁은 일반석의 이름을 딴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장시간 비좁은 의자에 앉아야 하는 항공 여행에서 혈전의 위험이 주목 받으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정맥혈전색전증은 혈전(피떡)이 혈관을 막거나 정맥을 타고 떠돌아다니는 질환이다. 이러한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을, 폐혈관을 막으면 폐색전을 일으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최근엔 컴퓨터를 사용해 일하는 사무직의 증가와 더불어 장시간의 게임, 영화 관람 등 여가 시간에도 좌식생활이 일상화되면서 이와 연관된 정맥혈전색전증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 비행기뿐만 아니라 사무실 책상, 집 안 소파 등 일상생활에서 계속 앉아있는 습관 때문에 발생하는 정맥혈전색전증을 ‘SIT 증후군(Seated Immobility Thromboembolism Syndrome)’이라고 부른다. 앉은 채로 부동자세를 유지해 일어나는 혈전증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뉴질랜드 의료진에 따르면 하루 10시간 이상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고 한 번에 2시간 이상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정맥혈전색전증의 위험이 2.8배 더 높았다.

업무환경 및 습관도 영향을 미쳐 주로 사무실에 앉아서 일하고 습관적으로 점심을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서 먹는 사람의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2.2배 높다.

정맥혈전색전증은 수술 혹은 외상의 과거 경력이 있거나 고도 비만, 성인 당뇨병, 임신 등일 때 잘 발생한다. 따라서 이러한 질환을 지닌 직장인은 근무 시간에 자주 움직이고 매 시간 규칙적으로 스트레칭하는 습관을 들여 예방에 힘써야 한다. 본인이 유전성 혈전형성 경향이 있다면 장시간 비행기로 이동해야 하는 해외 출장 등엔 압박 스타킹 착용을 고려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가장 기본적인 정맥혈전색전증 치료 및 재발 방지는 혈액의 응고를 억제해 혈전의 생성을 예방하는 항응고제를 쓰는 것이다. 최근엔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높은 리바록사반 같은 신약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혈전으로 심부정맥혈전증, 폐색전증 등이 발병했을 때는 약물 치료, 물리적 압박 치료, 카테터를 이용한 혈전 용해술 및 혈관 내 치료, 혈전제거술, 하대정맥 필터 삽입술 등의 다양한 치료법을 쓴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