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25일부터 예산-입법 전쟁… 민생살리기 해법 또 정면충돌예산안 처리 시한준수 물 건너가 “준예산 편성할수도” 우려 목소리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을 둘러싸고 날선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여야가 이번 주부터 ‘예산안 전쟁’에 돌입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대정부질문 기간에 중단됐던 2013년 예산결산소위를 25일 재가동한다. 이후 26일 2014년 예산안 공청회를 시작으로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예산안 심사 착수에 발맞춰 ‘2014 예산안 심사방안’을 24일 국회에서 발표하는 등 연말 예산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부자 감세 철회 및 권력기관 예산 삭감’이 핵심이다.
민주당이 밝힌 삭감 사업은 △국가보훈처의 나라사랑 교육 등 대국민 ‘안보교육’ 사업 △새마을운동 확산, 비무장지대(DMZ) 평화공원 조성 등 타당성이 결핍된 ‘대통령 관심’ 사업 △국가정보원, 검찰 등 권력기관 특혜 예산 △불법 대선 개입에 악용된 특수활동비 및 특정업무경비 등이다.
예산안 심사가 워낙 늦어진 탓에 헌법상 의결기한(12월 2일) 준수는 이미 물 건너간 상황이다.
장 의장은 “정부 여당이 지금처럼 야당을 철저히 무시하면 (처리)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론 부인하고 있지만 민주당 내부에선 특검법과 예산안 연계설도 거론되고 있다.
여야는 지난해 5월 국회선진화법을 마련하면서 예산안 심사가 의결기한 48시간 이전(11월 30일)까지 완료되지 않으면 다음 날인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으로 상정되도록 했다. 2003년 이후 해마다 의결기한을 넘기자 ‘국회 본회의 예산안 자동상정’ 제도를 마련한 것. 하지만 올해 정부 예산안 제출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여야는 이를 내년부터 시행키로 하고 5월 국회법을 수정했다. 결국 올해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이나 자동상정 모두 불가능하게 됐다. 헌정 사상 최초로 예산안 처리가 해를 넘기면서 준예산 편성 우려까지 나오는 이유다.
길진균 leon@donga.com·권오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