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신나는 공부]상위권대 의예과 교차지원 허용… 인문계열 선택이 유리할까?

입력 | 2013-11-26 03:00:00

2015학년도 대입판도 변화 분석




2015학년도 대입 전략을 놓고 벌써 떠들썩하다. 최근 서울대가 입시전형에서 적지 않은 변화를 주자 다른 대학들도 잇달아 전형방식을 수정하는 ‘도미노 현상’이 벌어진다.

서울대의 입시변화는 △의학계열 모집단위에서 인문계열 수험생 교차지원 허용 △정시모집 선발인원 확대 △정시모집 ‘나’군에서 ‘가’군 이동 등 3가지로 요약된다. 서울대의 이런 변화는 내년에 고3이 되는 예비 수험생과 학부모뿐만 아니라 2016학년도와 2017학년도에 대입을 치르는 예비 고2와 고1에게도 큰 관심사다. 계열선택과 장기적인 학습전략 수립 등 입시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할 수 있기 때문. 주요 대학의 2015학년도 입시전형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살펴보자.

의예과 진학을 위해 인문계열 진학은 위험

서울대, 이화여대 등 주요 대학 의학계열이 2015학년도 대입부터 문과학생의 지원을 허용하자 일부 학생과 학부모는 “의학계열 진학을 위해 인문계열 선택이 유리해지는 것이 아닌가”를 놓고 저울질한다. 특히 문·이과 계열선택을 앞둔 현재 고1 성적 최상위권은 계열선택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의학계열 교차지원이 확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순천향대와 을지대 의예과, 원광대 치의예과 등 일부 대학은 이미 문과 학생들의 교차지원을 허용해왔다. 하지만 이들 대학의 인문계열 합격자 비율은 자연계열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것이 현실. 순천향대 의예과는 지난 3년간 인문계열 합격자 수의 평균이 총 모집인원 대비 6% 수준인 6명이다. 을지대는 ‘최근 3년간 인문계열 합격자가 없었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

교차지원을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합격자는 많지 않을까? 수학B와 과학탐구 응시자에게 주는 가산점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순천향대는 취득한 점수의 각각 10%, 을지대는 5%를 주고 있다. 서울대도 2015학년도 의학계열 입시에서 수학B와 과학탐구에 가산점을 주지 않는 대신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난도를 보정하기 위해 변환점수를 활용할 방침이다.

변환점수는 영역별 유형 선택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표준점수의 차이를 보정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국어A와 국어B에서 동일하게 만점을 받았어도 선택한 유형에 따라 학생들의 성적 분포가 다르므로 표준점수 차이가 발생한다. 많은 상위권 대학은 이 점수를 그대로 반영하지 않고 대학 자체 기준으로 환산한 점수를 반영한다.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연구소장은 “서울대는 변환점수에서 자연계열에 유리한 방향으로 보정점수를 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의학계열 진학을 위해 인문계열을 선택하는 것은 위험한 도박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의학계열 진학을 위해 인문계열을 선택했다가 원하는 성적대가 나오지 않아 의학계열 진학에 실패하면 자연계열을 선택했을 때와 비교해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의 범위가 줄어들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시모집 인원 증가… 일반고 학생 불리해져

서울대는 2015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총 모집정원의 24.6%를 선발한다. 올해보다 7.2% 늘어난 것. 성균관대도 2014학년도보다 최대 7%까지 정시모집 인원을 늘리는 등 다른 대학들도 정시모집의 비중을 늘리는 상황. 이는 일반고 최상위권 수험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2015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 90%와 학생부 성적 10%를 반영한다.

올해는 정시모집 일반전형에서는 학생부와 수능 성적을 각각 50%씩 반영했다. 수능의 영향력이 확대된 만큼 일반고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불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 수험생은 일반고와 비교해 학생부 성적은 상대적으로 불리하지만 수능에서 강점을 가지기 때문.

일반고 최상위권 수험생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내년에 고2와 고1이 되는 학생들은 대입제도에 변화가 많을수록 기본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입시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조언. 제도와 환경이 변해도 입시의 성패는 결국 학생부 교과 성적과 수능 성적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임성호 하늘교육중앙학원 대표는 “이번 입시안 변화의 공통분모는 수능”이라며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학습전략을 세우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일반고 학생은 특목고 학생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수시모집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울 수도 있다.

김명찬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일반고 수험생들은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중심전형과 논술전형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면서 “전형요소도 학생부와 논술성적 등 다양한 만큼 수능의 불리함을 상쇄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만식 기자 nom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