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가 후원하는 건강이벤트 행사에서 주최 측이 유통기한을 넘긴 음료수를 참가자들에게 제공해 비난을 사고 있다. 이 음료수를 마신 일부 참가자들이 복통에 시달렸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집단 고발 움직임을 보여 파문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30대 회사원 김경훈씨(가명)는 지난 3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한류월드에서 열린 세계적인 이색 장애물 경기 <리복 스파트탄 레이스 코리아>에 참가했다.
아시아에서 처음 열린 이날 대회에는 국내외에서 선수 2000여명이 참가해 진흙 구르기, 진흙 철조망통과, 밧줄 타고 오르기, 샌드백 옮기기, 장벽 뛰어넘기 등 다양한 장애물 코스를 통과하며 실력을 겨뤘다. 주최 측은 경기가 끝난 뒤 땀 흘린 참가자들을 위해 음료수를 무료로 제공했다.
하지만 김 씨에 따르면 이날 주최 측이 제공한 음료수가 유통기한이 지난 폐기처분 대상이라는 것.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만든 헌터스 알코올음료를 줬는데 맛이 이상해 확인해보니 유통기한이 지난 것들 이었다”면서 “이상해서 다른 출전자들의 음료수도 확인했는데 모두 마찬가지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를 포함해 일부 참가자들이 복통과 설사 증세에 시달리기도 했다”며 “어떻게 건강을 위한 세계적인 행사에서 폐기처분해야할 음료를 제공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주최 측은 이날 가족단위 관람객과 응원단을 위해 해당 음료를 1병당 5000원에 즉석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김 씨는 현재 참가자들과 함께 주최 측을 집단 고발할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이에 대해 리복코리아 관계자는 “먼저 행사의 주최자로서 참가자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헌터스 음료수를 공급한 사우스트레이트(유)에 항의문을 전달해 놓은 상태이고 확인이 되는대로 그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사우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유통기간이 지난 제품을 공급해 죄송하다”면서 “의도적인 것은 아니고 기술적인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