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용 제주대 교수 보전안 제시 “전문가 양성-강좌 개설 등 필요”
유네스코가 ‘소멸 위기의 언어’로 등록한 제주어(語)를 살리기 위해 제주어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마을(지역)을 지정하고 전통 의식을 제주어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제주대 양창용 교수(영어교육)와 양세정 강사는 최근 제주발전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에 제출한 ‘소멸위기 언어 보존 사례분석을 통한 제주어(제주방언) 보전방안’ 연구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방안을 제시했다. 양 교수 등은 소멸 위기 언어인 아일랜드 아이리시어처럼 국가 차원에서 제주어 사용지역을 지정해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보고서는 마을공동체가 치르는 제례 등 전통 의식을 비롯해 도민체전, 마을 행사 등 주요 행사에서도 제주어를 사용하는 등 제주어의 사용을 확대하면서 전통문화를 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제주도의회에서 지역 문화정책과 관련한 내용을 질의하거나 답변할 때도 제주어로 진행하고, 제주도가 발행하는 소식지 등에 제주어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어는 2010년 유네스코 소멸 위기의 언어 5단계 가운데 4단계인 ‘아주 심각하게 위기에 처한 언어’로 분류됐다. 등재기준은 세대 간의 언어전승 현황, 해당 언어에 대한 정부와 기관의 정책, 화자의 절대 수, 해당 언어자료의 양과 질 등 9가지다. 제주어는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아래아와 중세 어휘 등이 상당수 남아 있어 한국어 원형을 보여주는 언어로 특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제주도는 2007년 ‘제주어 보전 및 육성 조례’를 제정했고 2009년 맥이 끊겼던 ‘제주방언연구회’가 재창립됐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