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진(왼쪽)-박소연. 스포츠동아DB
한국 여자피겨의 미래 박소연·김해진
“네가 먼저 얘기해.”(박소연)
“아니야. 1등이 먼저 얘기해야지.”(김해진)
박소연과 김해진은 24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끝난 ‘GS칼텍스 스케이트 코리아 2013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랭킹대회’에서 각각 1위(총점 169.48점)와 2위(총점 155.24점)를 차지하며 함께 2014소치동계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쥐었다. 이들에게 등수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함께 올림픽에 가서 (김)연아 언니에게 많은 걸 배워오겠다”며 눈을 반짝였다.
사실 박소연과 김해진은 라이벌이다. 어릴 때부터 ‘포스트 김연아’라는 수식어를 단 것도 꼭 닮아있고, 박소연이 김해진을 이기면 다음번에는 김해진이 박소연을 정상에서 밀어내는 경쟁구도를 3년째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둘은 ‘적’이 아닌 ‘선의의 라이벌’이고, 스케이트장을 나서면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하는 ‘절친’이다. 박소연은 “연습 때는 각자 열심히 훈련하지만 링크장을 나오면 친한 친구”라며 “농담도 잘 주고받고 가끔은 엽기사진도 찍는 그런 사이”라고 귀띔했다. 김해진도 “워낙 친하다”며 웃었다.
물론 서로의 존재가 좋은 자극제이기도 하다. ‘피겨여왕’ 김연아에게 아사다 마오(24·일본)라는 동갑내기 라이벌이 있었듯이 박소연에게는 김해진이, 김해진에게는 박소연이 있다. 박소연은 “해진이에게는 표정이라든지 예술성에서 배울 게 많다”며, 김해진은 “소연이는 스피드와 깔끔한 점프가 장점이다. 라이벌이지만 선의의 경쟁자다. 그래서 좋다”며 서로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