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추진법안에 총리오빠 포함… 방콕서 10만여명 정권퇴진 시위 탁신지지 시위에도 4만명 몰려
2008년 권력남용과 탈세 등의 혐의로 징역 2년 실형을 받은 뒤 체포를 피해 해외에 도피 중인 탁신 전 총리를 사면하려는 잉락 총리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25일 방콕의 재무부 청사를 점거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최근 3주간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 청사를 점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시위는 2010년 3월 반정부 유혈사태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앞서 24일 방콕에서는 시민 10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야당이 주도하는 시위가 열렸으며 야당인 민주당은 25일 이후 100만 명 가까운 인원이 시위에 참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잉락 총리가 추진했던 사면법은 1일 하원을 통과했지만, 11일 상원에서 부결되면서 하원으로 자동 반송됐다. 절차대로라면 180일 뒤 정부가 법안을 재발의할 수 있지만 현재 분위기로선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인다.
야당은 이번 시위를 통해 탁신 전 총리의 사면을 막고 나아가 정권 퇴진 운동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잉락 총리를 압박해 의회 해산 및 조기 총선을 끌어내려는 계획이다.
잉락 총리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퇴나 의회 해산 계획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레드 셔츠’로 불리는 탁신 지지자들도 잉락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레드 셔츠’ 4만여 명은 이날 방콕 국립경기장에 모여 “야당과 반정부 시민단체들이 사면법을 빌미로 정부 붕괴를 꾀하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사수하겠다”고 선언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