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뼛조각 사상 첫 일반공개진위논란 불구 신도들 소원 들어줘
24일 공개된 9개의 뼛조각. 이 유골은 성 베드로의 것으로 추정된다. BBC 화면 캡처
BBC와 CNN은 24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2013년 신앙의 해’ 폐막 미사에서 성 베드로의 유골이 일반에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공개에 앞서 길이 2, 3cm의 유골 조각 9개가 담긴 구리함 앞에서 기도를 했다. 이 함은 1971년 교황청이 교황 바오로 6세에게 수여한 것으로, 표면에는 어부였던 베드로가 바다에 어망을 던지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서기 64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성 베드로의 유골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망일로부터 계산하면 유골 공개는 1949년 만의 일이다. 이 유골은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 지하 동굴 묘소에서 발견됐다.
교황청은 유골 발견 18년 후인 1968년, 동굴 묘소 벽에서 ‘베드로가 여기 있다’라는 그리스어 문구를 찾아냈고, 이 유골이 베드로가 순교했던 나이와 비슷한 60대 남성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골이 성 베드로의 것이라고 못 박지는 않았다.
과학적으로 의문의 여지가 남아 있는 유골을 파격적으로 공개하게 된 것을 놓고 종교계 안팎에서 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의 파격 행보에 반발하고 있는 보수파들의 저항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