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택시종합대책 확정 앞두고… 국토부 “택시 연료 다변화 필요” 찬성환경부-시민단체 “환경오염” 반대
정부가 28일 개인택시 감차(減車)에 따른 지원 방안을 담은 택시산업발전 종합대책을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종합대책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핵심은 ‘경유(디젤) 택시’의 도입 여부. 액화석유가스(LPG)뿐 아니라 경유까지 택시 연료로 허용한다는 것. 그러나 환경오염과 재정 부담 가중 등을 놓고 정부 내에서는 물론이고 산업계에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등에 따르면 택시산업발전 종합대책에는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택시에 L당 345원의 유가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포함될 예정이다. 경유 택시 도입은 2005년부터 ‘뜨거운 감자’였던 사안. 최근에는 경유를 쓰는 수입차 판매가 증가하고 LPG 가격이 옛날보다 비싸지면서 도입에 찬성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국토부나 정유업계는 “경유 승용차는 늘고 있는데 경유 택시가 안 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최근 생산되는 이른바 ‘클린 디젤(유해물질인 황 함량을 크게 줄인 차량)’의 연료소비효율(연비)은 LPG 차량에 비해 60%, 휘발유 차량보다 30%가량 좋다는 게 업계의 주장. 오염물질 배출량도 다른 차량과 비슷하고 오히려 폭발 가능성이 있는 LPG나 압축천연가스(CNG) 차량에 비해 안전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의 경우 신규 등록의 절반 이상이 경유 차량이다. 국토부 측은 “만성 적자 등 택시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유 택시 등 연료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LPG 업계도 반대 입장이다. 현재 전국의 LPG 충전소는 약 2000개. 충전소 수익의 40%는 택시에서 나온다. 경유 택시가 허용되면 수익이 크게 줄어들고 경유에 유가보조금을 지급할 경우 정부 재정에도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도 경유 택시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전국 37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한국환경회의는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 4조 원이 넘는 돈을 들여 수도권 대기를 개선했는데 경유 택시를 도입하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다”며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