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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분열 부르는 행동 용납 않겠다”

입력 | 2013-11-26 03:00:00

“연평도 희생 헛되게 해선 안돼” 일부 사제 발언파문 정공법 선택
鄭총리 “박창신 신부 敵동조행위”… 종교계 일각선 “시국선언 계속”




포격 희생 故문광욱 일병 아버지의 분노 2010년 연평도 포격 희생자인 고(故) 문광욱 일병의 아버지 문영조 씨가 25일 오후 전북 군산시 수송동성당에서 열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규탄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안보단체협의회가 주최한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일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북한 포격 옹호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군산=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지금 국내외의 혼란과 분열을 야기하는 행동이 많다”며 “앞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분열을 야기하는 일들은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최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박창신 신부의 발언을 ‘혼란과 분열을 야기하는 행동’으로 규정하고 강한 대처를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안보는 첨단 무기만으로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애국심과 단결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은 연평도 포격 도발을 뉘우치기는커녕 청와대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까지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나라를 위해 젊음을 바치고 죽음으로 나라를 지킨 장병들의 사기를 꺾고 그 희생을 헛되게 하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연평도 포격 3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국가안보를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 영토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도록 안보부터 튼튼히 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또다시 돌발적이고 기습적인 도발을 감행한다면 즉각 단호하게 대응해서 다시는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논란은 정치의 영역이 아니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발언”이라며 “헌법을 수호해야 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면 절대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박 대통령이 직접 쓴 메시지다”라고 설명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이날 오전 긴급간부회의에서 박 신부의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을 파괴하고 적에 동조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박 신부의 발언은 사제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본을 망각한 언동으로 북한의 논리를 대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무고한 주민에게까지 포격을 가하여 생명을 빼앗은 반인륜적인 북한의 도발을 옹호하는 것으로 결코 좌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회의에서 “지난 9개월의 국정을 돌아볼 때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 일”이라며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박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일부 종교계 인사들의 박 대통령 퇴진 요구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 위원장인 백남해 신부는 이날 “전북 지역의 시국미사 이후 최근 논란에 대해 교구 정평위 차원에서 의견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정평위는 천주교 주교회의 산하 공식 위원회로 국가기관의 대통령선거 개입에 대한 진상 규명과 특검을 요구하는 교구별 시국선언을 주도한 바 있다. 대통령 사퇴 요구 미사를 한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도 조만간 전주 정읍 고창 등 전북 지역을 순회하며 시국미사를 계속 열 예정이다. 또 전북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전북예수살기, 전북인권선교협의회 등 전북 지역 좌파 성향 개신교 단체 소속 목회자 10여 명은 25일 저녁 전북 전주시 풍남동에서 모임을 갖고 “정부가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하지 않고 있어 다음 주부터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기도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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